[취재현장] 심의 사각지대 웹콘텐츠…정부는 강 건너 불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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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0-16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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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은하 기자 = "담배 브랜드 일곱 개를 대 주세요"

누적조회수 5000만 건을 넘기며 신드롬 급 인기를 누린 웹 예능 '신서유기'에서 TV방송 '꽃보다 할배'에서는 흡연 장면마다 착실히 모자이크 처리를 하는 나영석 PD가 뱉은 말이다. 파급력이 가장 크다는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나이 제한은 고사하고 로그인할 필요도 없이 누구나 클릭 한번이면 시청할 수 있는 콘텐츠다.

종전에는 웹에서 볼 수 있는 동영상이라는 것이 TV방송의 하이라이트 정도였는데, 이제는 '웹콘텐츠'라는 이름으로 웹에서만 볼 수 있는 영화, 예능, 드라마가 쏟아져나오고 있다. 문제는, 시장은 하루가 다르게 커져가는 데 이를 규제할 방도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현재, TV방송은 방송법으로, 인터넷에서 유통되는 웹콘텐츠는 정보통신망법으로 심의한다. '인터넷상에서 표현의 자유를 존중해야 한다는 기본 원칙' 탓에 웹콘텐츠는 TV방송이 받는 규제에서 자유로운 상황이다.

그러다 보니 고삐 풀린 망아지 꼴이다. 담배, 치킨, 은행, 국산 차, 스포츠 브랜드 말하기를 TV와 웹 예능의 차별화 쯤으로 여기는 대한민국 최고 스타 PD는 불법 도박으로 자숙한 이수근을 '상암동 베팅남'으로 부르고, '빼박캔트(빼도 박도 못함)'라는 비속어를 여과 없이 내보낸다.

규제를 한다고 하는 TV드라마에도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PPL이 넘쳐나는 실정인데, 심의 사각지대에 숨은 웹콘텐츠는 말할 것도 없다. 최근에는 매회 다른 제품을 집중적으로 홍보하는 PPL 기반의 웹드라마 '올씽즈컴퍼니'가 제작되기도 했다.

콘텐츠를 접하려면 어김없이 15초짜리 광고를 견뎌야 한다는 것도 문제다. 휴대전화로 보는 경우, 이용자는 원치 않는 광고를 보면서도 데이터 이용료를 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방송인 듯 방송 아닌 방송 같은' 웹콘텐츠의 홍수 속에서 관련 부처는 강 건너 불구경하는 것처럼 팔짱만 끼고 있으면서 제작진의 무책임한 시도를, 제작사·유통사의 제 몸집 부풀리기를 부추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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