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국가정보원은 20일 북한이 핵 실험을 위한 영변 원자로 가동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한 지난 1월 김군에 이어 이슬람 무장단체인 IS에 내국인 2명이 추가로 가담하려 했던 사실도 드러났다. 해외 IS 동조자들이 국내에 사제폭탄을 밀수하려다 입국금지 조치를 내린 사실도 보고했다.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가 국정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국정감사 직후 여야 간사인 이철우 새누리당·신경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공식 브리핑을 통해 이 같이 밝혔다.
◆ 北, 영변 원자로 가동 준비중…IS 가담 시도한 내국인 2명 적발
이 의원에 따르면 국정원은 "영변 원자로 가동은 당장은 아니지만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장거리 미사일 발사는 준비가 덜 된 것으로 파악된다"고 보고했다.
아울러 국정원은 지난 10일 노동당 창건 70주년 행사에 대해 "외형상 김정은 정권이 조직을 장악하고 있다는 판단이 들었다"면서 "아직까지 북한이 핵배낭을 제조할 수 있는 소형화 기술은 확보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지만, 신무기인 300㎜고사포는 상당히 성능이 괜찮은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유보한 이유로는 "국제적 압력과 중국 의식 외에도 기술적 준비의 미비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집권 4년차인 김정은 정권이 지탱하고 있는 데 대해 국정원은 ▲신민적 문화에 길들여진 간부·주민 ▲강력한 전(全) 사회적 통제체제 작동과 대남 및 대외 긴장분위기 조성 ▲중국의 ‘버팀목’ 역할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 의원은 또한 "김정은이 최근 '아버지가 죽기전에 지도자 생활이 얼마나 힘든지 알게 될 것이라 얘기했는데 이제야 아버지 말씀이 이해가 된다'라고 얘기했다고 한다, 김정은도 지도자 생활에 많은 힘이 들어하는 모습 보였다는 전언이 있었다"고 전했다.
북한은 당 창건 70주년 행사일에 맞춰 백두산영웅청년발전소를 건설하면서 짧은 기간에 무리하게 완공을 추진한 결과, 지난 3일 수로터널 일부 구간이 붕괴돼 발전소 시운전까지 중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가 가 2001년 미국으로 건너가 반(反) 김정일 성향의 망명정부를 세우려 했다는 김덕홍 씨의 발언에 대해, 이병호 국정원장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조속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답했다고 신경민 의원이 전했다.
한편 신 의원은 "국정원이 수니파 원리주의 무장단체인 'IS(이슬람국가)'에 가담하려 한 손 모 씨 등 내국인 2명을 추가로 적발해, 출국금지 및 여권 취소 조치를 내렸다고 보고했다"고 전했다.
국정원은 또한 "해외 IS동조자 5명이 국내에 사제폭탄 원료인 질산암모늄을 밀수하려는 움직임을 적발해 차단했다"면서 "우리나라도 이제 테러의 안전지대가 아니다"라고 밝혔다고 신 의원은 말했다.
지난 1월 IS에 가담한 김모(18)군은 5월말까지 행적이 추적됐지만 그 이후로는 끊긴 상태라고 국정원은 보고했다.
◆ 정보위 국감 파행, 현장검증 무산…野 "국정원, 개혁의지 없어"
야당에선 국정원의 인사 의혹과 댓글 사건 등에 대해 캐물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신 의원은 "국정원 댓글 사건 당시 '좌익효수' 아이디를 썼던 국정원 직원이 원대복귀했다"면서 "현재 대공수사국 소속이라는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국정원에서 수백만건의 증거를 인멸한 국정원 직원에 대한 수사는 물론 자체적인 조사도 없었고 의지도 없었다"면서, "국정원이 전혀 댓글사건으로부터 반성이나 개혁의지가 없는 걸로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9월초 실시된 국정원 감찰실 인사에 대해서도 신 의원은 "감찰실 내 3명의 처장이 한꺼번에 인사가 났는데 국정원 개원 이래 이런 인사는 없었다"면서 "(해킹사건으로 자살한) 임 과장의 죽음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이날 국감은 그러나 오후 5시께 야당의 거부로 끝내 파행을 빚었다. 21일로 예정돼 있던 현장검증도 결국 무산됐다.
신 의원은 이날 단독 브리핑을 통해 "국정원 해킹사건에 대한 33개의 자료를 요구했으나 자료를 주지 않아 더 이상 의미있는 질문이 불가능하고, 답변하겠다는 자세도 돼 있지 않다"면서 "국감의 의미가 퇴색됐다 판단해 더 이상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국정원은 자료 제출은 곧 공개라는 자세로 일관하고 있어 접점을 찾지 못했다"면서 "매우 유감스럽고 내일 현장검증도 저희(야당)는 오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