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 중국신문사]
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중국 인민은행이 23일 기준금리와 지준율 동시 인하카드를 내밀었다. 중국 3분기 성장률이 발표된지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아서 내놓은 대형 유동성 공급 카드다. 각종 부양책에도 도통 회복조짐이 감지되지 않고 있는 중국 경제에 숨을 불어놓고 올해 성장률 목표 '7%'를 달성하기 위한 안간힘으로 해석된다. 인민은행은 이날 금리자유화를 위한 예금금리 상한선 폐지도 선언하면서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 통화바스켓 편입에도 성큼 다가섰다.
동방재부망(東方財富網)은 인민은행이 23일 저녁(현지시간) 1년 만기 위안화 대출 기준금리를 0.25% 인하한 4.35%로, 1년 만기 예금 기준금리는 0.25% 내린 1.5%로 조정했다고 24일 전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이후 6번째 기준금리 인하 조치로 1년 새 기준금리는 6.00%에서 4.35%로 무려 1.65%포인트가 낮아졌다. 지급준비율도 인하됐다. 인민은행이 지준율을 0.5%포인트 낮춘 17.5%로 조정하면서 8000억 위안의 유동성 공급의 여력이 생긴 것으로 추정된다.
▲ 중국 경제 살리자, '바오치' 위한 조치
이번 인민은행의 기준금리, 지준율 동시인하 조치는 지난 19일 3분기 중국 성장률이 6.9%에 그쳤다는 소식이 나온 뒤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아 발표돼 주목된다. 지난 8월 26일에 기준금리와 지준율을 한꺼번에 낮춘 뒤 두 달 만의 일이다. 이는 이번 조치가 중국 경제에 활기를 불어넣고 경기 하강압력을 줄여 성장률 안정화를 이루기 위한 카드임을 잘 보여준다.
올해 중국의 성장률 목표치는 '7% 안팎'으로, 거시지표 둔화세가 지속되고 있지만 중국 당국은 바오치(保七 7%대 성장률 지속)에 대한 자신감을 거듭 강조해왔다. 하지만 3분기 성장률이 6년 반만에 7%를 하회하는 6.9%에 그치면서 시장 우려는 물론 당국의 부담감도 커진 것으로 해석된다.
여기다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폭이 8월 2%에서 1.6%로 뚝 떨어지며 낮은 수준을 보인 것도 인민은행이 추가 기준금리 인하카드를 내놓을 수 있었던 배경으로 언급됐다.
인민은행 관계자는 "중국 경제 하방압력이 여전히 뚜렷해 적극적으로 통화정책을 운영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번 조치의 목적은 양호한 통화금융 환경을 조성해 안정적인 경제운용을 실현하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연내 기준금리나 지준율 인하가 한 차례 더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경기 하방색이 워낙 짙어 이번 조치만으로 활기를 주기는 부족하다는 것. 이번 기준금리 인하 조치가 나오기 앞서 중국 국내외 금융기관 대다수는 인민은행이 연내 기준금리는 한 차례, 지준율은 두 차례 추가 인하할 것이라고 점쳤었다.
▲ 예금금리 상한선 폐지, SDR 편입하자
인민은행은 이날 기준금리, 지준율 인하 외에 상업은행과 농촌 합작금융에 대한 예금금리 상한선을 폐지를 선언하며 금리 자유화에 성큼 다가섰다. 지난 2013년 7월 대출금리 하한선을 폐지를 선언한고 이번에 예금금리 상한선이 폐지되면서 중국 시장 금리의 완전한 '자유화'가 코 앞에 다가오게 됐다.
이번 조치는 은행간 금리 경쟁을 가능케해 민간기업이 높은 이자를 주는 은행에 예금하고 낮은 금리를 받는 은행에서 돈을 빌릴 수 있어 중국 경제에도 긍정적이라는 분석이다.
인민은행이 연내 예금금리 상한선 폐지를 예고했었지만 그 시기가 다소 예상보다 빨랐던 것은 내달 예정된 위안화의 IMF SDR 편입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선택으로 보인다. 중국은 5년 전 위안화의 IMF SDR 통화바스켓 편입을 시도했지만 각종 제약을 이유로 무산됐다. 올해 편입 여부 결정은 일단 보류된 상태로 IMF는 11월 집행 이사회를 열어 위안화 편입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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