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언은 ‘리멤버’에서 재벌 3세 남궁민(남규만 역)의 고교 동창이자 비서실장인 안수범 역을 맡았다. 극 중 안수범은 비싼 사립 고등학교를 다닐 정도로 태생은 ‘은수저’였지만 아버지가 공금횡령으로 잡혀 들어가 가세가 기울면서 남궁민의 부하직원으로 일을 하게 된 상태. 분노조절장애를 가지고 있는 동창생 남궁민을 모시며 충견노릇을 해야 하는, 그야말로 ‘흙수저보다 못한 은수저’ 인생을 살게 되는 셈이다.
공개된 현장 사진에는 고급 세단과 명품 수트로 호화롭게 치장한 남궁민의 뒤를 충견처럼 졸졸 쫓아다니며 온갖 굴욕을 이겨내는 이시언의 모습이 담겼다. 이시언은 남궁민과 친구이면서도 상하관계가 분명한 독특한 설정으로 ‘금·은수저 호흡’을 선보인다. “반말하라고 이 새끼야!”라며 버럭 화를 내는 남궁민을 향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던 이시언이 “죄송...하다”라고 대답하는 모습을 연출했던 것. 뼛속까지 남규만과 안 실장으로 분한 두 사람의 리얼한 연기에 연기진들과 스태프들은 입술을 깨물며 폭소했다는 후문이다.
촬영을 마치고 난 후 이시언은 “전부터 남궁민과 친분이 있다. 남궁민은 ‘매우 젠틀한 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직장 내 폭력’ 같은 뉴스를 보면 이제 남 일 같지가 않다”며 “내가 안 실장이라면 욕하고 한 대 시원하게 때리고 진작에 그만뒀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시언은 “그런데 남규만이 쫓아와서 때리면 어떡하죠”라며 “형이 웃어주는데도 이제 무서워요. 굳이 연기할 필요를 못 느낄 정도”라고 말해 극에 완전히 몰입해 있음을 입증했다.
내달 9일 첫 방송될 SBS 새 수목미니시리즈 ‘리멤버’는 절대기억력을 가진 천재 변호사가 억울하게 수감된 아버지의 무죄를 밝혀내기 위해 거대 권력과 맞서 싸우는 내용이 담긴 ‘휴먼 법정 드라마’. ‘마을-아치아라의 비밀’ 후속으로 오는 12월 9일 첫 방송 된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