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및 당 지도부 [사진제공=새정치민주연합 ]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새정치민주연합과 정의당 등 범야권은 24일 박근혜 대통령이 2주전 열린 10만 민중총궐기 집회를 ‘불법 폭력사태’로 규정하며 강력한 대처를 주문하자 “대국민·대국회 선전포고”, “국민과 국회를 굴복시키려는 것”, “불도저식 국정운영” 등의 날선 말을 써가며 십자포화를 날렸다.
고(故)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서거로 잠복기에 들어갔던 여야 갈등 양상이 또다시 수면 위로 급부상하면서 여야의 정국 주도권 다툼이 한층 격화될 전망이다.
유은혜 새정치연합 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박 대통령이 국회를 겨냥, ‘립 서비스만하면서 직무유기를 하고 있다’고 비판한 데 대해 “일국의 대통령이 국민의 대의기관인 국회를 향해 한 말인가 싶을 정도로 적대적”이라며 강한 유감을 표했다.
특히 “지난 14일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열린 민중총궐기 집회 참가자를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에 비유하자 “아무리 못마땅 하더라도 대통령이 국민을 IS에 비유하는 것은 정말 충격적”이라고 성토했다.
유 대변인은 박 대통령을 향해 “분열과 대립의 정치를 멈춰줄 것을 촉구한다”며 “힘으로 내리누르려는 대통령의 태도가 국민을 분열시키고 국회의 원활한 운영을 가로막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또한 “국회가 거듭 공전을 되풀이하는 것은 대통령이 국회와의 소통을 거부하고 여당을 거수기정당처럼 쓰고 있기 때문”이라며 “국회는 대통령의 직할대가 아니다. 대화와 타협을 통해 안정적 국정운영을 이끌어야 할 대통령이 국회와 전쟁이라도 치루겠다는 태도를 보이는 것은 국민께 도리가 아니다”라고 충고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 인터뷰 [사진=남궁진웅 timeid@]
그러면서 “대통령이 정부와 국회를 이분법적으로 가르고 정치적인 힘을 이용해 분열과 대립으로 몰아넣는 것은 정말 잘못된 정치”라며 “끊임없이 국회를 무시하고 대립만을 유발하려는 박 대통령의 국정운영 방식으로는 결코 산적한 정치현안을 풀어내기 어려울 뿐 아니라 국민 통합을 이루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정의당도 “긴 해외순방을 다녀온 대통령의 첫 마디가 참으로 놀랍다”며 “털끝만큼도 자기반성 할 줄 모르고 민주적 소양도 없고 권위주의로 찌든 사람들이 국민 위에 군림하고 있는 것이 대한민국의 현실”이라고 박 대통령 비판에 가세했다.
한창민 대변인은 “일국의 대통령이라면, 분노한 일부 시위대의 과격한 행동을 불법과 폭력이라 매도하기 전에 폭력진압에 대해 유감을 표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최소한의 상식을 가진 인간이라면, 공안탄압의 의지를 불사르기 전에 최소한 사경을 헤매는 백남기 농민과 가족들에 대한 사과와 위로의 한마디는 있어야 한다”고 이같이 밝혔다.
한 대변인은 “박근혜 정부에선 이런 기본적인 상식은 전혀 찾아 볼 수 없다”며 “대통령은 민주주의의 기본인 집회·시위의 자유를 거추장스런 장식물 취급하며 복면타령을 하고 있고, 책임지고 물러나도 시원찮을 경찰청장은 뭐가 과잉대응이냐며 뻔뻔하게 비례성을 외치고 있다”고 한탄했다.
이어 “국민들을 피아로 구분하고 적대시하며 진압의 대상으로 여기는 폭력적인 행태가 계속되면, 모두가 불행해진다”며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은 사람답게 좀 살아보자고, 국민들의 삶을 짓밟지 말라고 절규하는 시민들을 더 이상 부당한 공권력으로 억압하지 말라”고 힐난했다.
한 대변인은 “국민과 맞서려는 대통령에게 미래는 없다”며 “대통령의 편향된 인식이 계속되고 새누리당의 맹목적 추종이 이어진다면, 대한민국은 결국 ‘국민불행시대’로 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민중총궐기 집회를 언급하며 “대한민국의 체제 전복을 기도한 통진당(통합진보당)의 부활을 주장하고, 이석기 전 의원의 석방을 요구하는 정치적 구호까지 등장했다”며 “특히 복면 시위는 못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IS도 지금 그렇게 하고 있지 않습니까. 얼굴을 감추고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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