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출한 17세 소년이 엿 공장 심부름꾼, 쌀집 배달원, 자동차 수리공장과 건설회사 사장을 거쳐 글로벌 기업가가 됐다. 그럼에도 그는 스스로 '나는 부유한 노동자'라고 칭했다. 고향에 빚을 갚기 위해 소 1001마리를 끌고 분단의 벽을 넘은 이야기는 금수저‧흙수저를 논하는 시대에 큰 울림을 준다.
이 영화같은 이야기의 주인공은 ‘원조(元祖) 흙수저’ 고(故) 아산(峨山)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다. 아버지의 소판 돈을 노자삼아 시작했던 그의 인생은 소 1000마리 이상의 값을 하게 됐다.
올해 아산 탄생 100주년을 맞아 현대자동차그룹을 비롯한 범(汎) 현대가는 '아산 탄신 100주년 기념 사업회'를 꾸렸다. 기념사업회 이름을 임금이나 성인(聖人)이 태어난 날인 '탄신(誕辰)'으로 격상시켜 진행할만큼 범 현대가 2~3세들이 공을 많이 들였다. 아산의 생일 11월25일전 음악회, 사진전, 학술 심포지엄, 기념식 등을 차례로 진행하며 아산의 도전 정신, 기업가 정신 등을 재조명했다.
"이봐 해봤어?" 아산이 묻고 되묻고 있다. 한국 경제인들은 '흙수저'였던 아산이 맨손으로 시작해 대한민국 경제를 일군 도전 정신, 기업가 정신을 되새겨야한다. 이제 '금수저'가 된 아들, 손자 등 재벌 2~3세들이 자동차 산업, 조선업, 중공업, 건설업 등을 잇는 차세대 먹거리로 응답할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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