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담보대출 심사 강화] 연말·연초 주택대출 급증 비상…제2금융권 풍선효과도 우려

[그래픽=김효곤 기자]

아주경제 장슬기·이정주 기자 = 내년 2월 가계부채 대책 가이드라인 시행을 앞두고 2금융권으로 대출이 몰리는 풍선효과가 우려되고 있다. 1금융권의 문턱을 넘지 못한 대출자들이 2금융권에 몰리게 되면, 고금리 대출 증가로 인해 향후 가계부채 리스크가 더욱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안전장치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관련기사 3면>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가 소득 증빙 없이는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없게 하는 가이드라인을 수도권은 내년 2월, 지방은 내년 5월부터 시행한다고 발표하면서 연말·연초에 틈새를 노린 주택담보대출 수요자들이 몰릴 전망이다.

이에따라 은행들은 현재 새로운 가이드라인에 맞춰 내부 규정을 마련하고 전산시스템을 정비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내부 시스템이 마련되기 전까지 일부 대출 수요가 몰릴 것에도 대비해 리스크 관리에 주력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무소득자나 추가 대출을 원하는 수요자들이 내년 1월께 급증할 것으로 은행권은 보고 있다.

더욱 큰 문제는 내년 상반기 이 같은 가이드라인이 적용되면 1금융권 문턱을 넘지 못하는 무소득자 혹은 기존 대출자들이 제2금융권 또는 대부업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금융당국이 주택담보대출 외에 신용대출 등 다른 부채까지 대출심사에 반영하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산출하기로 하면서 은행권에서의 추가대출이 사실상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특히 이미 빚이 있는 고객이나 저소득층 혹은 저신용자들이 은행권에서 대출을 거절당해 2금융권으로 이동할 경우 가계부채의 질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기준 금리 인상까지 더해지면 이들이 부담해야 할 부채와 이자가 크게 불어나기 때문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기존 저금리를 적용받던 고객들이 심사 강화로 인해 고금리의 제2금융권 대출을 받게 되면 연체율 부분에서도 리스크가 더욱 높아지게 된다"며 "가계부채 축소를 위한 대책이 자칫 부채의 질을 더 악화시켜 '가계부채의 뇌관'으로 작용할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일명 '풍선효과'에 대한 대비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부작용을 줄일 금융당국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금융당국 한 관계자는 "풍선효과는 이번 대책 이전에도 늘 우려가 되는 부분이었다"라며 "시차는 있었지만 저축은행의 규제도 은행 수준으로 맞춰 놨기 때문에 풍선효과가 발생하면 은행처럼 소득심사를 반영하는 등 필요에 따라 조치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