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가계신용 잔액은 2024년 2분기 이후 8개 분기 연속 증가하며 총 111조원이 불어났다. 올해 1분기 말 잔액은 1993조1000억원으로 최근 증가 흐름이 이어지면 2분기 중 2000조원을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 앞서 한국은행은 2023년 9월 금융안정보고서에서 별도 정책 노력이 없으면 가계부채가 향후 3년간 매년 4~6% 늘 수 있다고 경고했는데, 당시 제기됐던 ‘2000조원’ 우려가 현실권에 들어온 셈이다.
이재명 대통령도 가계 부채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그는 “대한민국에 민간부채가 너무 많다”며 “어느 순간 큰일 나는 수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2000조가 넘어가네 마네 하고 있어 이자가 1%포인트만 올라도 난리가 날 것”이라며 “이게 경제 상황을 왜곡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심지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89%)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1개국 중 6번째로 높아 상위권을 유지 중이다.
정부 출범 이후 1년간 가계대출 규제는 한층 강화됐다. 금융당국은 올해 가계대출 총량관리 목표를 전년보다 낮은 1.5%로 설정하고 정책대출 비중 축소와 다주택자 주택담보대출 만기연장 제한 그리고 3단계 스트레스 DSR 점검 등을 추진했다. 하지만 가계신용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해 가계부채 증가 경로는 꺾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권 규제 강화에 따른 풍선효과도 문제다. 은행 대출 문턱이 높아지면 차주의 자금 수요가 카드론과 보험계약대출 그리고 저축은행이나 상호금융 등 2금융권으로 이동할 수 있다. 최근 카드사의 카드론의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고, 중금리 대출 잔액도 전년 동기 60%나 증가한 상태다.
가계부채 증가세를 억제하려면 단순한 금융규제를 넘어 주택금융 관행과 주택공급 구조를 함께 손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구본성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책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금융기관이 차주의 재무 상황과 자금조달계획 그리고 상환 위험을 엄밀히 평가하는 여신 관행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며 “상환기간에 대한 엄격한 규율을 통해 연령 대비 과도한 대출을 억제하고 다주택자 대출은 신규 주택공급을 촉진하는 개발금융 방식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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