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16일 치러진 대만 대선에서 민진당 차이잉원(蔡英文) 후보가 당선되며 대만 사상 초유의 여성총통이 탄생했다.
차이 당선자의 경력은 화려하다. 대만 국립대 법대, 미국 코넬대 법학석사, 영국 런던정경대(LSE) 법학박사 학위까지 마친 정통 학자 출신이다. 대만 국립정치대 법대 교수로 지낼 당시인 1994년 리덩후이(李登輝) 전 총통시절 대(對) 중국 정책 자문위원을 맡으며 정계에 발을 들였다. 이후 대륙위원회 주임위원(장관), 입법원 입법위원(국회의원), 행정원 부원장(부총리) 등을 역임, 풍부한 행정경험을 쌓았다.
차이 당선자는 매번 선거판마다 외유내강의 카리스마로 수렁에 빠진 민진당을 잇달아 구해내며 '선거의 여왕', '민진당의 잔다르크'라 불려왔다.
지난 2012년 치러진 대선에서 마잉주(馬英九) 총통에게 패해 주석직에서 물러나기는 했지만, 2014년 5월 93%가 넘는 지지율을 얻어 복귀했다. '선거의 여왕' 답게 6개월 후인 11월 말 치러진 지방선거에서는 국민당을 대파하며 정권탈환을 위한 최대 교두보까지 확보했다.
차이 당선자는 특히 '여성·소수민족·첩의 자식·미혼'이라는 핸디캡을 안고도 성공한 입지전적인 정치인으로 평가받는다. 차이 후보는 1956년생으로 타이베이에서 태어났지만 혈통은 산악거주 대만 원주민의 피가 섞인 푸젠성 출신의 소수민족 객가(客家)인 후예로 분류된다.
아버지 차이제성(蔡潔生)은 2차 대전 직후 자동차 수리업체를 운영하며 돈을 벌어 부동산, 건설, 호텔 사업을 거느리고 있는 기업인으로 처첩을 5명이나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1명의 형제자매 중 막내딸인 차이 당선인은 첩실이었던 장진펑(張金鳳)의 소생이다. 아직까지 미혼인 차이 후보는 부패로부터도 자유로워 청렴한 정치인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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