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숙인 쯔위'에 격분한 대만인…차이잉원 득표율 최고 2%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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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1-17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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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친중성향 '국민당' 반감…민진당으로 몰려

  • 차이잉원 당선자 "쯔위 사건 거론하며 대만 국가 정체성 강조"

한국 걸그룹 트와이스의 대만 멤버 쯔위의 '대만 국기 논란' 사과 동영상[사진=웨이보]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한국 걸그룹 트와이스의 대만 멤버 쯔위(周子瑜)의 국기 논란 사건이 이번 대만 14대 총통선거에서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만 연합보(聯合報)는 17일 쑤신황(蘇新惶) 대만 중앙연구원 인문사회과학연구센터 연구원을 인용해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 당선자가 '쯔위 사건'으로 인해 득표율이 1∼2%P 올라갔을 것이라고 추산했다.

쑤 연구원은 국민당의 대패 원인을 분석하며 "국민당은 외교적으로도 중국정책만 있고 국제정책은 없었다"며 "'쯔위 사건'도 대만인들의 표심에 영향을 끼치며 차이잉원 득표율을 1∼2% 상승시켰을 것"이라고 말했다.

‘쯔위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쯔위가 한국 방송 도중 태극기와 대만(중화민국)의 청천백일기를 흔든 것을 두고 중국에서 '대만독립 주장'이라는 비판이 일었다. 이로 인해 중국 내 모든 스케줄이 취소돼 버리자 소속사 JYP엔터테인먼트는 선거 하루 전날인 15일 밤 쯔위가 “중국은 하나밖에 없다”고 말하며 고개 숙여 사죄하는 모습을 담은 동영상을 유튜브 등에 올렸다.

이에 대만 내에서는 쯔위를 강제로 사과토록 한 중국에 대한 반감과 함께 친중 성향의 국민당을 투표로 응징해야 한다는 여론이 고조됐다. 이것이 대만 독립 노선을 주장하는 민진당에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쯔위 사건'이 새 총통을 뽑는 대만인들을 격분시켰다"며 "국민당 선거진영도 이번 사건이 민진당에 유리하게 작용하리라 우려했다"고 전했다.

대만 영문 타이베이타임스도 "쯔위에 대한 '강요된 사과'가 대만을 분노케 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쯔위의 사과 영상이 투표에 나서는 대만인들의 분노를 촉발하며 대만 선거의 최고 이슈가 됐다"고 전했다.

지난 16일 대만 14대 총통 선거에서 차이잉원 민진당 후보는 총 689만표를 얻어 56.1%의 득표율로 31.0%를 기록한 주리룬(朱立倫) 국민당 후보를 압도적 표차로 누르고 당선됏다.

차이 당선자는 이날밤 당선 직후 열린 기자회견 도중 직접 쯔위 사건을 거론하며 대만의 국가정체성을 강조했다.

그는 "한국에서 성장하는 한 대만 연예인이, (그것도) 16살밖에 안 된 여성이 중화민국 국기를 들고 있는 (방송) 화면 때문에 억압을 받았다. 이 사건은 당파를 불문하고 대만 인민들의 공분을 불러일으켰다"고 말했다.이어 "이 사건은 나에게 국가를 강력하게 만들고, 외부에 대해 일치시키는 것이 바로 차기 중화민국 총통의 가장 중요한 책무라는 것을 영원히 일깨워주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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