쯔위 뒤로 숨은 MBC…대만‧중국 다 놓친 JY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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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1-20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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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그룹 트와이스 쯔위가 2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5 SBS 가요대전' 레드카펫 행사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

아주경제 김은하 기자 = 18살 소녀는 고국의 국기를 흔드는 행동이 양안(兩岸·중국과 대만)관계를 뒤흔들 것이라고 상상이나 했을까. 지난해 11월 22일 MBC 예능프로그램 ‘마이리틀텔레비전’ 녹화에서 제작진이 건넨 대만 국기를 흔든 JYP엔터테인먼트 소속 걸그룹 TWICE 멤버 쯔위의 이야기다. 대만 출신 가수인 황안이 “쯔위는 대만독립분자”라고 중국 SNS에 글을 올리며 논란을 키우자 중국 네티즌과 매체들이 달려들었다.

중국 시장 냉각을 우려한 JYP엔터테인먼트는 즉각 반응했다. 13일 소속사 측은 “쯔위의 부모님을 대신하여 잘 가르치지 못한 잘못이 크다”면서 “쯔위는 16세 미성년자이고, 이 나이와 경험으로는 정치적 관념이 형성되기 부족하다”고 아직 확립되지 못한 정치관에 대한 양해를 구했다. 여기서 끝냈으면 좋으련만 소속사는 급작스러운 논란에 초췌해진 18세 소녀를 기어코 카메라 앞에 세워 “반성한다”는 말을 뱉게 했다. 쯔위는 그 영상에서 “중국은 하나밖에 없고, 전 중국인임을 언제나 자랑스럽게 여긴다”며 스스로 정치색을 드러냈다.

이번에는 대만이 분노했다. 어리고 무지한 쯔위를 JYP엔터테인먼트가 보호는커녕 극한의 상황으로 내몰았다는 것이다. 대만 인권변호사는 “JYP가 자유를 방해하는 수법으로 쯔위를 강제해 사과하도록 만들었다”며 소속사 JYP엔터테인먼트를 검찰에 고발했다. 현지 여론도 다르지 않다. 한국 기획사는 하지 말아야 할 사과를 강요했다는 것이다. 중국 시장을 놓치지 않으려던 소속사의 발악이 상황을 더욱 악화시킨 꼴이다.

이 난리 통에도 양안(兩岸·중국과 대만)의 사정에 무지해 소녀의 손에 국기를 쥐여 준, 이 사건의 시발점을 제공한 공영방송 MBC는 어떠한 형식으로도 사과하지 않았다. 만행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여린 소녀는 막강한 권력의 부름에 응답할 수밖에 없었다. 쯔위는 사과 동영상을 올린 지 3일 만에 MBC 녹화장을 찾아 ‘2016 아이돌 스타 육상 풋살 양궁 선수권대회’를 찍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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