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발하는 것을 막기 위해 중국은 동북지역의 군사배치를 강화해야 한다."
"중국인들은 평양이 마음대로 하는 데 대해 진짜 고통을 느끼게 해줘야 한다.”
"한국은 국가적 독립성을 잃고 대국간 힘겨루기에 휘둘리는 바둑알로 전락할 것이다."
환구시보는 인민일보에서 1993년 만든 관영 언론이다. 인민일보나 신화사가 당과 국가의 정책에 대한 공식 입장을 보도하는 것과 달리 국제뉴스를 전문적으로 다룬다. 국내보다는 국외 이슈에 초점을 맞추는만큼 정부 통제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편이다. 또 타 신문들이 국제뉴스를 단순히 팩트에 입각해 보도하는 것과 달리 환구시보는 중국인의 시각에서 중국인이 관심을 가질만한 흥미로운 국제뉴스를 '소프트'하게 보도하는게 특징이다.
환구시보는 한 마디로 정의하면 상업적 민족주의 성향의 신문이다. 환구시보는 인민일보가 수입성 확보 차원에서 발행한 신문이었다. 그런 만큼 더 많은 독자들의 흥미를 돋우기 위해 자극적이고 과감한 기사를 보도하며 중국인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다.
특히 환구시보는 중국인의 민족주의 정서에 영합하는 기사를 쏟아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중국과 힘겨루기하는 미국이나 일본이 환구시보의 '단골' 공격 타깃이지만 한국이나 북한도 예외는 아니다.
2010년 천안함 사건 이후 한·중 양국간 사이가 벌어졌을 때는 '한국을 손봐줄 필요가 있다'는 식의 한국에 대한 비이성적이고 자극적인 부정적 보도를 일삼았다. 최근엔 한반도 사드 배치나 북핵 문제 등과 관련해 중국의 공격적인 민족주의 시각을 여과 없이 드러내고 있다.
일각에선 환구시보가 중국 정부가 대외적으로 직접 말하기는 곤란한 불편한 속내를 ‘배설’하는 창구로 이용되는 측면이 강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환구시보 발행량은 현재 200만부에 달할 정도로 중국 내 영향력있는 신문으로 자리잡았다. 독자층도 국제 문제에 관심있는 중국의 화이트컬러나 관료 등 지식인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환구시보를 공격적인 독설을 퍼붓는 단순한 상업지라고 치부하기엔 힘들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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