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정로 칼럼] ISA가 내게 정말 필요한지 따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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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3-02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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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국 KR투자연구소 대표

신동국 KR투자연구소 대표(숭실대 겸임교수)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가 요즘 재테크 화두다. 해마다 2000만원 한도로 5년 동안 가입하면 세금을 250만원까지 절약할 수 있다고 한다. 당연히 재테크를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가입해야 할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결론을 내리기 전에 몇 가지 생각해보자.

투자자는 수익을 위해 상품을 선택한다. ISA가 운용하는 대상은 예적금, 펀드, 파생결합증권 등 기존의 상품들이다. 투자자는 ‘왜’ 그리고 ‘어떻게’ ISA를 가입해야 안정적 수익을 확보할 수 있을까. 원론적으로 투자 성과는 자산 조합, 즉 포트폴리오 구성이 결정한다. 자산 배분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금융 소비자는 이런 서비스에 대한 가치를 낮게 평가한다. 결국 판매사가 그 중요성에 대해 투자자를 설득해야 하는 것이다.

먼저 수수료를 받으려면 ISA의 투자 효과를 설명하는 것이 필요하다. 기존에 판매사들에 제공하던 서비스와 ISA가 어떻게 다른지에 대한 답을 줘야 한다.

둘째로는 사후적 결과가 아니라, 사전적으로 투자자들이 ISA에 가입하면 기존 상품들의 조합과는 다른 안정적 수익을 기대할 수 있어야 한다.

끝으로 판매회사는 판촉 전략만 제시할 것이 아니라 투자자 목적에 맞는 성과를 제공할 수 있는 전략도 함께 내놓아야 한다. 전략이 판매사만의 노하우이고 영업비밀이라면 그 영업비밀의 구체적 내용이 아니더라도 원칙 정도는 밝힐 필요가 있다.

정량적 면에서도 투자자는 투자손실의 위험을 감수하고 자금을 투입하는 것이다. 세금의 절약은 혜택이지만, 추가 수수료는 비용이다. 수수료를 연 0.50% 수준이라고 가정해보자. 이런 기준을 감안해 절세효과와 비용을 비교해야 할 것이다.

개별 ISA 투자가 아니라 거시적 면에서 생각해보자. 2015년 1인당 국민소득은 2만8338달러를 기록했다. 원·달러환율을 1200원으로 잡으면 3400만원이다. 가계소득은 2014년 기준으로 월 430만2000원이고, 연환산하면 5162만4000원이었다.

이 수치를 ISA의 가입한도와 비교해보자. 평균적으로는 5년간 1년에 2000만원 가입하는 것은 대한민국의 평균적 투자자 입장에서 매우 중요한 의사결정이라 할 수 있다. 평균소득자의 연소득 기준으로 절반 이상을 하나의 상품에 투자하는 것이다.

판매사들이 예상하는 150조원 시장은 수수료 0.50%를 가정할 때 시장 전체로7500억원의 수수료가 발생한다. 그만큼 판매사들에게는 추가수익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7500억원의 수익을 얻는 판매사들은 투자자들에게 얼마나 혜택을 줄 것인가.

분명히 절세효과는 있지만, 투자 성과에서는 차이가 없거나 오히려 나쁠 수도 있다. ISA가 투자자를 위한 상품인지 판매사를 위한 상품인지 혼동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얘기다. 시행을 앞둔 지금 시점에서는 늦은 감이 있지만 투자자는 이런 답을 듣고 싶을 것이다. ISA를 통해 투자자들에게 돌아가는 실질적 혜택이 무엇이고, 얼마나 큰 것인지 말이다. 투자자 입장에서도 ISA의 진짜 필요성을 설득당하고 싶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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