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청주 4살 딸 친모 학대로 사망…남편과 불화 심각"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16-03-23 10:47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경찰 "계부도 1~2차례 때려…安양 친모 학대로 사망

  • 계부 진천 야산 시신 암매장 진술 '거짓 반응'…시신 수습 작업 일단 중단

[사진=방송화면 캡쳐]


아주경제 박성준 기자 = 4살배기 여아 암매장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이 숨진 안모양의 사망원인으로 친모의 상습적 학대가 있었던 사실을 파악했다. 또 계부인 안모(38)씨도 폭행을 한 적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다만 경찰은 계부 안씨의 폭행이 안양의 사망에는 직접적 관계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청주 청원경찰서 곽재표 수사과장은 23일 "친모 한씨가 남긴 메모 내용을 토대로 추궁한 결과 안씨가 의붓딸을 폭행한 정황을 일부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는 "한씨가 결혼 전 존재를 숨기고 보육원에 맡겼던 안양이 집에 온 뒤 가족 내 갈등이 시작됐고, 남편에 대한 한씨의 원망이 극에 달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잦은 싸움과 부부갈등이 심화하면서 한씨가 몸에 멍이 들 정도로 안양을 상습 폭행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한씨가 남긴 메모에는 자신이 안양을 상습적으로 때렸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고 경찰은 전했다. 계부인 안씨 역시 의붓딸을 때렸다고 언급했으며, 안씨 역시 경찰에 추궁에 1∼2번 정도 폭행했다고 시인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안씨에 대해 사체유기 혐의 이외에 아동학대나 폭행 혐의를 추가할 방침이다.

경찰은 다만 안양의 사망은 한씨의 가혹행위에 의한 것으로 판단, 사건 당일 안씨의 행적과 알리바이를 조사한 결과 딸의 사망과는 무관한 것으로 보고 있다.

곽 과장은 "안씨의 출근 기록 등을 분석한 결과 안양의 사망 시점에 그는 집에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며 "안씨의 진술대로 직접적인 사망 원인은 친모의 학대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울러 전날 계부 안씨를 상대로 거짓말 탐지기 조사를 벌인 결과, 안양의 시신을 진천 야산에 암매장한 사실에 관해서는 거짓 반응이 나왔다. 이에 따라 경찰은 안양의 시신 수습 작업에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안씨는 줄곧 진천군 백곡면 갈월리 야산을 암매장 장소로 지목해왔다.

곽 과장은 "안씨의 진술에 다소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판단"이라며 "조사 결과를 종합해 보면 자기 경험을 생략하는 성향이 있고, 임기응변에 능하다는 소견"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안씨의 조사 과정에서 거짓 반응이 나온 만큼 진천 야산을 수색해야 할지는 좀 더 고민을 해본다는 입장이다.

경찰은 이날 안양의 시신 수습 작업을 하지 않고 안씨와 그의 주변 수사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안양은 2011년 12월 대소변을 가리지 못한다는 이유로 물을 받아놓은 욕조에 머리를 3∼4차례 집어넣은 친모 한씨의 가혹 행위로 숨진 뒤 부모에 의해 암매장된 것으로 파악된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