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중산층 증가…호주 산업 전반에 '훈풍' 영향
최근 중국 중산층이 증가하면서 경제체질도 변화하고 있다. 컨설팅기업 맥킨지는 중국의 임금이 전반적으로 상승하면서 소비자들은 여행, 엔터테인먼트, 자기관리 등 사치품목에 더 많은 돈을 쓸 것으로 보인다고 20일 밝혔다.
맥킨지는 지난해 중국 44개 도시에 거주하는 18~65세 중국인 만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16 중국 소비자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에 따르면 식료품에 돈을 쓰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46%로 이는 2012년의 76%에 비해 무려 30% 포인트나 하락한 것이다. 그러나 레저와 엔터테인먼트에 사용하겠다는 응답은 각각 25%, 여행 23%로 각각 8%~9%포인트가 올랐다.
이같은 중국경제 체질 변화의 증거가 호주 경제 전반에도 반영되고 있는 추세라고 블룸버그 비즈니스는 29일 보도했다. 중국과 호주의 경제교류는 과거 철광석을 중심이었으나, 최근에는 다양한 분야로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폴 블록함 HSBC의 수석 호주담당 이코노미스트는 "호주의 수출을 보면 중국의 중산층의 소득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고 소비 트랜드가 서비스업, '웰빙' 식품 등으로 옮겨가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호주는 중국에 150억호주달러 어치의 소고기를 수출했다. 이는 역대 최대치이다. 뿐만아니라 지난해 중국인 관광객 100만명이 호주를 방문했다. 이 역시 역대 최고치다. 호주 당국은 호주 동부 연안에 관광 인프라 등을 개발 중이지만 폭발하는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서비스 부문도 흑자로 돌아섰다. 서비스 수츨은 GDP 성장에 0.5%포인트의 기여를 했다. 이는 중국인들의 서비스 분야 수요의 급증 덕이다.
◆ 호주 정부·국민 차이나 머니 침공에 우려…규제 강화 등 나서
이처럼 밀려오는 차이나 머니에 대해 정부과 국민들의 시선이 곱지는 않은 편이다. 중국의 투자자들이 호주의 기업이나 농가를 사들이는 것에 대한 규제가 점차 강화되는 추세다. 그러나 실제로 중국이 외국 투자에서 차지하고 있는 부분은 2014년 말 기준으로 4 퍼센트에 불과하다고 블룸버그 비즈니스는 지적했다.
그러나 중국 투자 물결에 대해 호주인들이 가지는 경각심이 전혀 근거가 없는 것은 아니다. 중국 투자자들은 땅과 주택뿐만 아니라 기간시설 투자까지 나서고 있다. 중국 랜드브리지그룹은 5억달러를 투자해 북호주의 대표적 물류 기지인 다윈항을 99년간 임차하는 계약을 따낸 바 있다. 이에 미국 측은 동맹협약에 따라 자신들의 해군함이 정박하는 다윈항의 안보가 훼손될 수 있다며 이 계약을 사전에 알리지 않은 호주측을 비판하기까지 했다.
호주 정부는 지난해 지난해 11월 자국 농업투자회사 시드니 키드먼 앤 컴퍼니(S. Kidman & Coㆍ키드먼) 인수를 시도하는 펑신그룹을 저지하고 나섰다. 펑신그룹은 앞서 호주 내 10만㎢의 땅을 소유한 키드먼을 인수하기 위해 3억7,000만 달러의 금액을 제시했다. 하지만 호주 당국은 “농장 전체를 외국기업 한 곳에 매각하는 것을 불허한다”고 통보했다.
중국은 현재 호주 무역 파트너 중 3위를 차지하고 있다. GDP의 5% 정도는 중국에 의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경제성장 둔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앞으로 해외 투자를 더 늘릴 것으로 보인다.이달 18일 발표된 HSBC 홀딩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외국투자는 올들어 2달간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0%가 상승했다.
반면 호주정부는 이같은 투자 급증에 아직은 규제 강화로 대응 하고 있다. 호주 정부는 이번달 사상 처음으로 외국의 민간 투자자들이 호주 국가소유의 기반시설을 사들이는 것을 더 어렵게 만드는 규제를 내놓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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