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금융시장 노리는 차이나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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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4-13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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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전운·문지훈 기자 = 차이나머니가 글로벌 금융시장으로 쓰나미처럼 밀려들고 있다.

해외 선진기술 도입과 중국 정부의 해외기업 인수 장려 영향이 크다. 하지만 최근에는 위안화 절하까지 이어지면서 중국 자본의 글로벌 침투는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실제로 중국 기업의 해외 직접 투자는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금융권을 중심으로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중국의 해외 직접 투자에서 금융부문 비중은 2011년 8.1%에서 2013년 10.7%로 확대됐고, 이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 中, 글로벌 금융시장 왕좌 노린다

중국의 해외 금융 시장 투자 금액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특히 유럽을 중심으로 한 중국의 투자 금액은 놀라울 정도다. 

지난 2014년 기준으로 중국 기업이 지분 매수와 기업 인수 등을 통해 유럽 금융기업에 투자한 규모는 39억6000만 달러(4조3586억원)에 달한다. 지난 2013년(3억400만 달러)보다 무려 13배나 치솟았다.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자금 부족을 겪으면서 회복이 더딘 금융산업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를 발판으로 유럽은 물론이고, 아프리카 금융시장까지 선점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중국 안방보험그룹은 네덜란드 4위 금융그룹인 국영 SNS레알 보험 자회사인 비바트 베르체케링겐 지분 전량을 1억5000만 유로에 인수했다. 네덜란드 재무부에 따르면 안방보험은 인수 이후 비바트에 10억유로의 현금을 투입했고, 5억5200만유로에 이르는 부채도 떠안았다.

이보다 앞선 지난 2014년 12월에는 네덜란드 보험회사 델타로이드가 소유한 벨기에 은행도 사들였다. 곧바로 벨기에 보험회사 피데아까지 인수했다. 정치적 반대에 부딪혀 실패하긴 했지만 포르투갈의 노보방코 지분 인수에도 나선 바 있다.

중국 공상은행 역시 최근 영국 런던의 스탠다드은행의 지분을 사들였고, 중국 푸싱그룹은 9850만유로 규모의 
독일 BHF은행 지분을 사들이며 2대 주주로 등극했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은행인 이탈리아 몬테 파스키(Banca Monte dei Paschi di Siena) 인수전에도 중국 보험사 여럿이 뛰어들고 있다. 푸싱그룹은 최근 중국기업으로서는 처음으로 포르투칼 보험회사 피델리다드-콤파니아 드 세구로스 지분을 대규모로 사들이면서 대주주로 올라섰다. 중국의 하이퉁증권도 에스피리토산토의 투자은행 부문을 3억7900만유로에 인수한 바 있다.

유럽 뿐만이 아니다. 미국 금융시장에 대한 투자도 공격적이다. 

푸싱그룹은 지난해 5월 미국 보험회사 이이론쇼어의 지분 80%를 18억4000만달러(약 1조9700억원)에 매입했다. 푸싱은 2014년 8월 아이론쇼어의 지분 20%를 4억6400만달러에 매입한 이후 이번에 80%의 지분을 추가 매입함으로써 100% 인수에 성공했다.

◆ 한국 금융 깊숙이 파고든 차이나머니

대규모 자본을 바탕으로 한 '차이나 머니'의 국제 M&A 시장 공략에 한국 역시 자유롭지 못하다. 차이나머니의 한국 금융시장 진출은 아직 보험업권에 한정돼 있지만 과거 우리은행 지분 매각에도 뛰어드는 등 업권을 가리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대표적인 곳이 안방보험이다. 지난해 동양생명을 인수한 데 이어 알리안츠생명 한국법인마저 끌어들이며 국내 금융시장의 판을 뒤흔들고 있다. 

안방보험이 국내 금융시장에 이름을 알린 것은 2014년 우리은행 경영권 입찰에 단독으로 입찰하면서부터다. 당시 다른 경쟁자가 나서지 않아 경쟁입찰 조건에 맞지 않아 불발됐으나 국내 금융시장 진출의 불을 당겼다. 

이후 지난해 9월 동양생명을 1조1300억원에 인수하면서 중국 자본 중 최초로 한국 금융권에 발을 들였다. 동양생명 인수 후에는 ING생명이나 PCA생명, KDB생명 등 M&A 시장에 나오는 보험사들의 유력 인수 후보에 지속적으로 거론되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중국계 은행의 국내 진출도 활발한 모양새다. 현재 중국은행과 공상은행, 건설은행 등 5곳이 국내에 진출한 상태다. 지난해 12월에는 중국 광대은행이 서울지점 신설을 인가받았다.

이같은 중국의 행보에 대해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은 "중국은 자본수출국이기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며 "중국 입장에서는 방산, 유전, 반도체 등 사고 싶은 기업이 많겠지만 미국이나 유럽 등에서 팔지 못하도록 규제가 이뤄질 것으로 보여 향후 중국의 공습이 얼마나 펼쳐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의 전체 해외투자 규모 가운데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에 불과하다"며 "한국 기업 입장에서는 중국 자본의 진출을 우려할 수 있겠지만 지금까지의 M&A 실적을 보면 큰 의미를 둘 수 있는 수치는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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