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주진 기자 =이란을 국빈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Supreme Leader)를 만난다.
박 대통령은 1962년 양국 수교 이래 우리 정상 중 54년 만에 처음으로 이란을 방문했다.
특히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와의 면담은 양국 관계 발전을 위한 상징적인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는 이란 혁명을 이끈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의 뒤를 이은 후계자로 신정(神政) 일치 국가인 이란에서 절대권력을 보유한 통치권자다.
이란에서 종신직인 최고지도자는 국가, 정치, 종교의 최고 권력자로 국가지도자운영회의에서 선출된다. 최고지도자는 국가지도자운영회의(Assembly of Experts)와 협의 하에 국가 최고정책 결정 및 집행감독권, 국민투표 선포권, 전쟁선포 및 동원권, 대통령 인준·해임권을 행사하며 헌법수호위원회 일부 위원, 사법부 수장, 합참의장, 이슬람혁명수비대장 등에 대한 임면권을 보유하고 있다.
청와대는 양국 외교 및 경제관계를 돈독히 하기 위해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와의 면담에 공을 들여왔다. 지난 1월 서방의 대(對)이란 경제 제재 해제 이후 가장 먼저 이란을 방문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도 하메네이와 회동한 바 있다.
청와대는 "박 대통령은 이란의 가장 높은 성직자인 '아야톨라' 지위를 가진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와의 면담에서 한·이란 양자관계 발전 방안에 대한 의견을 큰 틀에서 교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한, 박 대통령은 하메네이와의 면담에 앞서 2일 오전 하산 로하니 대통령과 1시간 15분간 정상회담을 갖는다.
청와대는 정상회담에서 ▲ 양국 간 교역·투자 정상화를 위한 기반 조성 ▲ 전통적인 협력 분야인 인프라 및 에너지 분야에서의 협력 확대 ▲ 신성장 동력 분야인 보건·의료·문화·ICT 등에서의 새로운 협력사업 모색 등 한·이란 간 실질협력 강화 방안에 관한 의견이 교환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정상회담이 끝난 뒤 로하니 대통령과 법무·문화·교육·과학기술·산업·보건·금융 등 다양한 분야에서 양자 협력관계를 규정하는 내용의 조약·협정 및 양해각서(MOU)에 서명할 예정이다.
청와대는 "조약·협정 및 MOU가 서명되면 관련 분야의 협력사업 추진에 추동력이 부여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특히 박 대통령이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와의 면담 및 로하니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의 핵 개발 및 실험에 대해 압박을 가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박 대통령은 1일 이란의 국영 'IRAN 신문'과의 서면인터뷰에서 "북한이 핵개발이 아닌 국제사회와의 협력만이 자신들이 원하는 안정과 번영도 가능하다는 점을 하루속히 깨닫기를 바란다"며 "이를 위해 이란과도 긴밀하게 협조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한, "북한이 위협이나 도발이 아닌 진정한 의미의 협상을 통해 핵문제 해결 과정에 나올 수 있도록 가능한 모든 노력을 해 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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