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재천 기자 =경기남부경찰청 현직 경관이 최근 발생한 강남역 묻지마 살인사건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을 시로 표현해 화제다.
그 주인공은 경기남부경찰청 의무경찰계 소속 최영찬(43) 경위다.
2014년 10월 시인으로 등단(순수문학)한 최 경위는 20대 피해여성에 대한 추모 물결이 연일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폭력 위험성을 공감하고, 다시는 이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기를 바라는 맘에서 다음과 같이 추모시를 쓰게 됐다고 말했다.
짙은 어둠이 낮게 깔리고
적막강산에 나 홀로 서서
날카롭고 예리한 바람을 맞이한다
무겁고 딱딱한 계단에서
구길수도 없고 지울수 없는
분노가
나와 너의 거리를 만들며 내 등에
빛줄기 처럼 꽃힐때 불안에 안긴
너의 핏빛선 눈에 갇혀 아무말도 없이
가빠진 숨 고르며 뒷걸음질 한다
비애감 젖은 낯선 계단에서
제대로 피지도 못한 그리움
스물세개의 꽃잎이 흩날릴때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고
보듬어 주지 못해 미안하다.
말만 되새기며 모두가가 아파하네
먼곳으로 명멸하는 당신에게
나는 잔약한 숨결로 당신의 짧은 추억들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기억에
오랫동안 남는 당신의 심장이
되고 싶네
망자의 넋을 기리는
숭엄한 꽃을 놓고가려 합니다
이제는 무사무려(無思無慮)한
곳에서 고이 잠드소서
스물세살(강남역 10번출구)/
최영찬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