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국내 정유업계 4개사가 주한미군에 납품한 실적이 3억 달러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는 지난 2014년 대비 절반 가까이 줄어든 수치로 유가 하락으로 인한 제품가격 인하가 이유로 풀이된다.
15일 정유업계와 미국 연방조달시스템 등에 따르면 지난해 정유 4개사(에쓰오일, SK에너지, 오일뱅크, GS칼텍스)가 미국 국방부 군수국(DEFENSE LOGISTICS AGENCY)에 납품한 일반 연료유와 항공유 등 석유제품은 총 3억693만 달러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기준 각 사별 수주액은 에쓰오일이 2억1998만 달러로 가장 많았으며 SK에너지는 4586만 달러로 뒤를 이었다. 이어 오일뱅크와 GS칼텍스는 각각 2788만 달러와 1322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들 정유사들의 유류 제품들은 미국 국방부가 주한미군에서 사용키 위해 발주한 것으로 특히 일반 연료유보다 비행기에 사용되는 항공유(LIQUID PROPELLANTS AND FUELS, PETROLEUM BASE)의 비중이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별로는 에쓰오일이 지난해 전체 수주액의 75.15%인 1억6533만 달러 어치가 항공유였으며 GS칼텍스 역시 지난해 전체 수주액의 60%를 항공유 납품으로 거뒀다. 특히 SK에너지와 오일뱅크는 납품 제품 전부가 항공유로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다만 2015년 4개 정유가사 수주한 금액은 전년인 2014년 정유 4개사의 전체 납품액인 8억9842만 달러 대비 65.83%가 감소한 수치다. 이는 국제유가가 급락하면서 매출액도 급감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내 정유사들이 높은 비중을 두고 있는 두바이유 가격은 2014년 1월 110달러에 근접했으나 2015년 1월 후반 45달러 선까지 추락하면서 제품가격 역시 약세를 기록했다.
다만 지난해 정유사의 수익성 지표인 싱가포르 정제마진이 베럴당 7달러선을 기록하며 상승한 만큼 매출액 감소보다 정제마진 상승으로 인한 수익개선 효과가 더 컸을 것으로 전망된다. 2014년 평균 정제마진은 5달러 후반을 기록한 바 있으며 통상적으로 국내 정유사의 정제마진 손익분기점은 배럴당 4.5~5달러 수준이다.
이는 지난해 정유업계 실적에서 잘 나타나는데 2014년 적자를 기록했던 정유사들은 흑자로 돌아선 바 있다.
SK에너지의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연결기존 매출액 48조3500억원으로 매출액은 전년대비 26.6%가 줄었다. 반면 영업이익은 역대 두 번째 실적을 기록했다.
에쓰오일 역시도 국제유가 급락에 따른 단가 하락으로 전년 대비 37.4% 감소한 17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8775억원으로 역대 두 번째를 기록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개별 계약 상황에 잘 알 수 없어 이에 대해 말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주한미군은 국내 정유업계에 있어 꾸준한 매출처로 중요한 부문을 차지하는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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