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전 제주에서 열린 미국LPGA투어 대회에서 우승하며 ‘신데렐라’가 됐던 안시현(32·골든블루)이 12년여만에 국내 대회에서 우승컵을 안았다. 그것도 가장 권위있는 메이저대회 타이틀을 따고 화려하게 부활했다.
안시현은 19일 인천 베어즈베스트청라CC 유럽·오스트랄아시아코스(파72·길이6619야드)에서 열린 제30회 기아자동차 한국여자오픈 골프선수권대회(총상금 10억원) 최종일 버디 4개와 보기 1개를 묶어 3타를 줄였다.
국가대표를 거쳐 2002년 KLPGA투어에 입회한 안시현은 2013년말 제주에서 열린 미LPGA투어 CJ나인브릿지클래식에서 우승하며 세계 여자골프계에 이름을 알렸다. 그는 그 이듬해 미국 무대로 진출했고 2004년 미LPGA투어 신인왕을 수상했다. 그해 5월에는 초청선수로 출전한 KLPGA투어 X캔버스 여자오픈에서 우승했다.
그러나 그 후로 미LPGA투어에서도, 국내에서도 그의 우승소식은 들리지 않았다. 그는 한국외 지역에서 열린 미LPGA투어에서 1승도 올리지 못하고 국내 무대로 돌아왔다. 2011년엔 결혼했으나 곧 이혼의 아픔을 겪으면서 다섯살짜리 딸을 둔 ‘엄마 골퍼’로 투어생활을 했다.
이 대회는 메이저대회답게 첫날부터 코스가 까다롭게 셋업됐다. 그 때문인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언더파 챔피언’이 나오지 않았다.
선두와 4타차 공동 12위로 최종라운드에 들어선 안시현은 10번홀까지 3타를 줄이며 선두권으로 부상했다. 15번홀에서 첫 보기를 했으나 16번홀(파4)에서 약 10m거리의 먼 버디퍼트 성공하며 단독 선두 자리로 올라선후 경기를 마쳤다.
그의 우승경쟁자는 1타차로 추격하는 박성현뿐이었다. 그러나 장타자이면서 올시즌 4승을 올린 박성현이지만, 까다로운 코스에서 손쉽게 스코어를 줄이지 못했다. 박성현은 17번홀(파3)에서 티샷을 그린을 갓 벗어난 지점에 갖다놓아 버디 기회를 맞았다. 그러나 볼은 홀을 외면했다. 박성현은 18번홀(파4)에서 버디를 잡아야 안시현과 연장에 들어갈 수 있었으나 두 번째 샷이 홀에서 10m 이상 떨어진 곳에 멈추면서 사실상 승부를 가름났다. 박성현의 파퍼트가 홀옆 80cm지점에 멈춘 것을 본 안시현은 연습그린에서 훈련을 중단하고 우승 축하를 받았다.
조정민(문영그룹) 배선우(삼천리)는 합계 2오버파 290타로 3위, 시즌 2승을 올린 장수연(롯데)은 3오버파 291타로 5위, 이지현 홍진주(대방건설)는 4오버파 292타로 6위를 차지했다. 홍진주도 안시현처럼 2006년 미LPGA투어 코오롱하나은행챔피언십에서 우승한 후 미국으로 갔으나 승수를 추가하지 못한채 한국으로 돌아왔다. 홍진주 역시 아이를 둔 ‘주부 골퍼’다.
정연주(SBI저축은행) 고진영(넵스) 정희원(파인테크닉스) 이소영(롯데) 이민영(한화)은 합계 5오버파 293타로 8위, 1·2라운드 선두 김해림(롯데)은 7오버파 295타로 공동 13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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