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지난 6일과 7일 (이하 현지시간) 미국 미네소타에서 발생한 백인 경찰의 흑인 총격사건 및 댈러스 경찰 피살사건으로 미국이 들끓는 가운데 페이스북 생중계가 폭발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인종갈등과 관련한 대대적인 시위가 발생하게 된 배경에는 피해자측의 생생한 동영상이 있었다고 현지 언론들은 공통적으로 지적하고 있다.
◆ "뉴스 방송의 지형을 바꿀 수도"
지난 6일 미네소타주 팰컨하이츠에서 흑인 운전자인 필랜도 캐스틸을 향해 백인경찰이 총격을 가했다. 이후 캐스틸은 숨졌다. 그러난 당시 차에 같이타고 있던 필랜도 캐스틸의 여자친구 다이아몬드 레이놀즈는 당시 상황을 페이스북의 라이브 서비스를 통해 생중계했다. 영상에는 총을 겨누고 욕설을 퍼붓는 경찰관의 모습이 그대로 담겨 있었다.
미국의 온라인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지난 6월 27일 가장 시청자가 많은 ABC 월드뉴스투나잇의 시청자는 840만명이었다면서 이들 페이스북 라이브 방송의 위력은 상상이상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발생한 일련의 총기사건의 페이스북 라이브가 부상하면서 이런 흐름이 방송뉴스의 흐름도 바꿀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미국의 온라인 매체인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9일 "페이스북이 이제 (사람들이) TV를 시청할 이유까지 가져가 버렸다"고 지적했다.
지난 4월 페이스북이 생중계 기능을 처음 소개했을 때, 사람들이 이것을 어떤 용도로 사용할 것인가는 명확치 않았지만, 이제는 페이스북 라이브가 텔레비전의 가장 강력한 기능인 '속보 생중계' 기능을 대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미국의 텔레비전 시청률은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으며, 유선 텔레비전 시청 감소는 거의 전연령 대에 걸쳐 나타나는 현상이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TV 뉴스는 같은 화면을 반복해 보여주거나, 이미 예전 뉴스를 다시 틀어주는 경우가 많다"면서 "반면 페이스북은 이미 수십억명의 사용자를 가진 소셜미디어이다"라고 지적했다. 큰 사건이 발생했을 때, 아무런 필터 없이 대형 사건을 그저 그대로 보여주는 페이스북 라이브와 텔레비전 중 시청자의 선택은 전자가 될 것이 자명해 보인다고 현지 언론은 지적했다.
◆ "베트남전 당시 TV 역할처럼…페이스북 라이브 총기문제 흐름 바꿀 것"
칼럼니스트인 테드 슬로위크는 시카고 트리뷴의 기사를 통해 관련해 "소셜 미디어의 비디오는 이제 우리가 사건을 보는 과정과 관점을 바꾸고 있다"면서 "최근의 이러한 라이브 비디오들은 예전에 베트남 전에서 텔레비전이 해냈던 것과 같은 중요한 역할을 해낼 수도 있다고 본다"라고 지적했다.
미국의 베트남 참전 당시 베트남의 피해상을 다뤘던 텔레비전은 뉴스는 미국내 '반전' 여론을 일으키는 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평가받고 있다. 슬로위크는 "베트남 전 당시와 다른 것이 있다면 이제는 모든 사람들이 스마트폼을 들고 극적인 장면을 잡아낼 수 대중의 의견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상황이 됐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제작 과정의 필터나, 기자의 시각이 전혀 들어가 있지 않은 소셜 미디어 생중계는 그 어느 영상보다도 사건을 생생히 전달해줄 수 있다는 점에서 '뉴스적 가치'를 더욱 평가받고 있다. 이같은 날 것 그대로의 방송이 수많은 사람들에게 직접 전달되면서 총기폭력, 흑백갈등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더욱 이끌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페이스북 CEO 마이크 저커그는 7일 페이스 북 포스팅을 통해 유족들에게 애도를 표하면서 "우리가 이번 주에 본 이미지들은 자극적이고 가슴 아프며, 우리 지역사회의 수많은 이들이 매일 같이 지니고 사는 공포를 보여준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다이아몬드의 영상과 같은 영상을 또 보는 일이 없길 바라지만, 이 영상은 우리가 힘을 합쳐 더 개방적이고 서로 연결된 세상을 만드는 게 매우 중요하며,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알려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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