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자와 장자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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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8-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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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승 양방웅의 노자와 장자이야기
나비에서 꿩으로

자신을 등불 삼아 삶의 주인이 되라

송나라의 공문헌(公文軒)이 형벌로 발이 잘린 우사(右師: 관직명)를 보고 놀라서 말했습니다.
“이게 어찌 된 사람이오? 어떻게 외발이가 된 것이오? 하늘이 한 일이오 아니면 사람이 한 짓이오? (공문헌이가 다시 말을 바꾸어 말했다.)

이건 하늘이 한 일이지, 사람이 한 짓이 아니야. 하늘이 이렇게 외발이가 되게 만든 것이겠지요. 왜냐면 사람의 모습은 본래 하늘로부터 부여받는 것이거든. 그러니까 이건 틀림없이 하늘이 그렇게 되게 만든 것이지, 사람이 한 짓은 아니야.

들녘에서 꿩 한 마리가 열 걸음가다 겨우 한 입 쪼아 먹고, 백 걸음 걸어가다 물 한 모금 마시지만, 그렇게 힘들게 살아도 새장 속에 갇혀 사는 걸 바라지 않지. 새장 속에 갇혀 있으며 잘 먹고 사는 새가 행복한 것처럼 보이지만, 그러나 그건 자율성을 잃어버린 노예생활이라네.”

장자는 외발이라 비록 몸이 불편하지만 늪에 사는 꿩처럼, 자신이 자기 삶의 주인이 되어 자유롭게 사는 것이 행복이라고 말합니다.

석존이 임종을 앞두고, 제자들에게 이렇게 유언했답니다.

“자신을 등불로 삼아 삶의 주인이 되라 '자등명(自燈明)'” 이 말은 지고한 존재로서 내리는 하나님의 명령이 아닙니다. 남에게 의지하지 말고, 자기가 자기 삶의 주인이 되어 살아가라는 인류의 정신적 선구자 석존의 말입니다.

사람이 스스로 주인이 되어 살아 갈 수 있는 권리가 인권이요 주권입니다. 주권을 남에게 의지한 채 끌려 다니는 것은 인간으로서 살아갈 권리를 스스로 포기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노담(老聃 노자)이 자유롭게 살다가 죽었을 때, 그의 친구 진실(秦失)이라는 사람이 문상하러 가서 형식적으로 곡을 세 번만 하고 나왔습니다.

이를 지켜보던 노담의 제자가 진실에게 “그건 친구에 대한 예의가 아닙니다.”라고 말하자 진실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여 불필요하게 말들을 주고받으며 울고 또 우는 것은 천리를 어기는 것이지. 하늘로부터 부여받은 본분을 잊은 것이야. 노담 선생은 이 세상에 내려와야 할 때 내려와서 자기 삶의 주인노릇을 하며 당당하게 살다가, 이 세상을 떠나가야 할 때 ‘귀향’한 것이라네. 그러니 슬퍼하는 감정이 어디 끼어들 틈이 있겠는가?”

국가도 주권이 있습니다. 자주독립국가라면 당연히 나라의 주권을 스스로 행사해야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1637년 1월 30일 인조가 삼전도에서 청태종에게 항복한 날로부터 지금까지 무려 380년의 긴 세월을 강대국이 설치해 놓은 울 속에 갇혀 주권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한 채 지내오고 있습니다. 문제는 지금도 친일 수구세력들은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자신들의 정치적 기반을 강화하기위해서 이 울을 교묘히 이용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제는 냉전시대의 낡은 틀에서 벗어나야합니다. 우리 자신을 등불 삼아 이 땅에 평화체제를 정착시키고 통일국가를 만들어 내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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