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설립 초기부터 18년여간 전통처럼 이어지는 미션이 있다. 수많은 정보를 체계화해 모든 사람이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 이는 단순히 액자 속의 미션이 아닌 구글 모든 직원이 일의 방향성을 정할 때 기준이 되는 집단지성과도 같은 것이다.
28일 구글은 서울 강남구 역삼동 구글코리아 본사에서 아주경제를 초청, 미디어데이를 열었다.
정김경숙 구글코리아 상무는 "구글 창업자는 1998년 구글을 설립한 이래 '혁신을 하지 않으면 도태된다'는 생각을 항상 하고 있다"며 "구글이 검색뿐 아니라 인공지능(AI)부터 자율주행차, 가상현실(VR), 헬스케어까지 신사업에 도전하는 이유가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구글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는 갑자기 떠오르는 스타트업"이라며 "이들에게 뒤지지 않기 위해 구글은 여전히 벤처를 지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구글은 사업을 벌이는 데 있어서 '체계화된 정보를 모든 사람이 유용하게'라는 미션을 판단의 근거로 삼는다.
예컨대 구글은 홈페이지에는 경쟁사와는 다르게 검색창만 있다. 정김 상무는 "구글의 첫 화면을 보면 검색창 외에는 아무것도 없다. 이는 저속도의 인터넷으로도 검색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라며 "광고 등 부수적인 콘텐츠 때문에 페이지 로딩에 많은 시간이 걸린다. 우리나라의 경우 인터넷 속도가 빠르지만, 해외의 경우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구글이 안드로이드와 같은 운영체제(OS)를 개발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구글은 열기구로 3G 네트워크 수준의 무선 인터넷을 제공하는 프로젝트 `룬(Loon)`을 하고 있다. 이는 아프리카 등 인터넷 유선망을 구축하기 어려운 지역과 국가에 열기구를 띄워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젝트다.
구글이 진행하는 다양한 사업에 '체계화된 정보를 모든 사람이 유용하게'라는 미션이 다 녹아 있다는 것. 특히 이 미션에는 구글 혁신을 가져온 다양한 정신도 담겨있다.
정김 상무는 "사용자 중심, 공유와 개방, 실패의 용인, 수평적 조직문화 등 구글 혁신을 가져온 다양한 정신이 있다. 홈페이지에 검색창만 넣는 것도 사용자 중심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전했다.
일례로 구글은 유튜브 영상 초기에 보여주는 광고를 끝까지 봐야 하는 불편함을 없애기 위해 광고 수익을 줄이더라도 '5초 후 넘기기' 기능을 도입했다. 이에 광고주들은 5초 동안 이용자를 집중시키기 위해 광고의 질을 높였고, 이는 제로섬이 아닌 윈윈으로 돌아왔다. 이용자는 광고를 끝까지 안 봐도 됐고, 광고주 입장에서는 5초의 광고 효과와 실제 영상을 끝까지 본 대가만 내면 됐다.
구글은 직원들이 열정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환경도 만들어준다. 구글 직원은 스케줄부터 업무까지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모든 것을 공유하고, 매주 목요일에 열리는 구글 전체회의(TGIF)에서는 조직 구성원의 피드백을 모두 받아들인다.
수평적인 조직문화는 물론 일과 중 직원 자신을 위한 일을 할 수 있도록 관리 감독까지 한다. 또 의료비 지원(건강 관련 연간 100만원, 검진비용 연간 50만원 등) 외에도 직원들의 가족까지 상해 질병에 대한 보험을 들어 관리한다.
구글은 미국 경제전문지 포춘이 선정한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 순위에 5년 연속 1위에 오른 바 있으며, 전 세계 약 5만명 이상 구글 직원들의 근무 만족도는 무려 90%를 넘는다.
정김 상무는 "전 세계에 60조의 인터넷 주소(URL)와 2억300만개가 넘는 도메인이 있으며, 검색창의 검색어 가운데 15%는 새로운 검색어"라며 "효율적으로 검색 품질을 높이는 게 구글의 궁극적인 숙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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