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주진 기자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자유무역의 과실이 보다 많은 사람에게 돌아가도록 해야 한다"면서 "세계무역기구(WTO) 무역원활화협정을 조기에 발효시켜 WTO 중심의 다자무역체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항저우 국제전시장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제3세션에서 "세계 주요 71개국 간의 무역규모가 2014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계속해서 큰 폭으로 감소한 반면, 전 세계적으로 무역을 제한하는 조치들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고 우려하면서 "이번 정상회의에서 보호무역주의 동결과 철폐에 대한 약속을 2018년 말까지 다시 연장하기로 합의한 만큼, 우리 모두 이 약속을 실질적인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교역감소와 보호무역주의 확산으로 무역투자 자유화에 기초한 국제경제 질서의 근간까지 흔들릴 수 있음을 우려하고 자유무역주의 확대를 위해 세 가지 방안을 제안했다.
박 대통령은 "문제의 핵심은 자유무역 자체가 아니라 그 과실을 어떻게 나누느냐의 문제"라며 "이는 포용적 혁신 성장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자유무역으로 인한 경제성장이 기업 투자로 이어져서 양질의 일자리를 많이 만들고 이것이 가계소득 증가와 소비확대로 이어져서 더 큰 성장을 만드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해야 한다"면서 "꾸준한 구조개혁 노력을 통해 혁신적이고 포용적인 성장을 이룩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1930년대 대공황과 1970년대 오일쇼크를 예로 들며 "보호무역주의의 강화는 우리 모두에게 해롭다는 역사적 교훈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이 자리에 모인 G20 국가들이 세계 무역의 80%를 차지한다는 사실을 주지시키면서 "자유무역 확대를 위해 적극적인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를 위해 박 대통령은 "WTO 무역원활화협정을 조기에 발효시켜서 WTO 중심의 다자무역체제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이 협정이 연내에 비준될 수 있도록 G20 국가들의 적극적인 역할을 요청한다"고 건의했다.
박 대통령은 "한국도 개도국의 통관 인프라 구축과 협정 이행에 필요한 역량 개발을 적극 지원해서 보다 많은 혜택이 개도국에 돌아갈 수 있도록 돕겠다"면서 "그 밖에 세계 교역의 당면 현안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대화를 통해서 호혜적 방안을 도출할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의 발언 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은 "중요한 말씀에 감사드린다"며 "한국은 개방화된 세계 경제에 크게 기여해 왔고, 특히 전자상거래 분야 등을 통해 세계 경제의 발전과 번영에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박 대통령은 G20정상회의 이틀째인 이날 오전부터 빡빡한 일정을 소화했다. 박 대통령은 한중 정상회담에 이어 ‘효과적인 글로벌 경제, 금융 거버넌스’를 주제로 한 제2세션 회의에 참가했다. 제2세션 회의 중에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이탈리아와도 각각 정상회담을 가졌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G20 정상회의 제3세션, 제4세션, 제5세션, 그리고 폐회식 등에 참석한 뒤 6일 라오스로 이동해 아세안(ASEANㆍ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 관련 회의와 라오스 공식방문 일정에 들어간다.
박 대통령은 라오스에서 아세안 정상회의 계기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한ㆍ미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며,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의 한ㆍ일 정상회담도 추진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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