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강승훈 기자 = 이달 1일로 취임 한 달을 맞은 안승화 서울시자원봉사센터장은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실무형 베테랑이다. 그야말로 산전수전 다 겪고서 지금의 자리에 왔다.
안 센터장이 자원봉사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은 지금으로부터 1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종합사회복지관에서 일하며 저소득계층의 직업훈련 등을 맡았다. 이때 자원봉사가 갖는 사회적인 가치와 영향력을 일부 실천으로 인식할 수 있었지만 쉽게 도전하지는 못했다. 지금도 역시 그렇지만 근무여건이 매우 열악해 전공자도 오래 버티지 못한 게 현실이었기 때문이다.
안승화 센터장은 "한편으로 내가 아니어도 사회복지사를 얼마든지 찾을 수가 있던터라 과감히 기득권을 버리고 기초부터 새롭게 시작했다"며 "새로운 영역의 개척과 확장을 시도해보기로 작심했었다는 표현이 옳을 것"이라고 과거를 돌아봤다.
역시나 상황은 녹록치 않았다. 연봉 2000만원에 한달 60여 만원의 월급을 받고, 직원도 없이 1인 센터장으로 부임한 것이다. 심지어 직원 배치에 관한 규정은 내부 지침으로만 뒀을 뿐 채용 지원과 관련한 법적근거는 어디에도 없었다.
이 시기에 안 센터장의 의지를 가로막는 커다란 걸림돌이 또하나 있었다. 바로 가정이다. 고교 1학년과 초등학교 6학년에 재학 중인 두 딸을 둔 엄마로 일·가정 양립은 본인이 짊어져야 할 운명이었다. 겸허히 받아들이기에는 너무나 큰 짐이란 점은 틀림없다. 당장 부족한 시간 등 물리적 제약은 정신력으로 극복했고, 평생 든든한 버팀목인 남편이 적극 격려했다.
안승화 센터장은 "밤 11시까지 야근은 일상이고, 청소년 봉사활동으로 주말도 대부분 사무실에 나왔다. 아이들의 자립심을 기대하는 것 이외 대안이 없었지만 지금은 올바르게 성장해 믿고 응원해준 모두에게 감사한 마음 뿐"이라고 심경을 전했다.
안 센터장은 그동안 업무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작은 경험사례를 제시, 전국적으로 퍼져 알차게 성숙되는 과정을 지켜보던 때라고 소개했다. 대표적으로 가족봉사단 운영으로 가족공동체가 강화됐고, 지속적인 관심과 협력으로 사회단체가 변화됐다. 더불어 청소년들이 봉사활동에 나서 진로를 찾아가는 모습 등을 꼽았다.
이제 서울과 지방봉사센터 간 상생 및 공존의 기틀을 만들고자 한다는 안승화 센터장은 "지방자치 이후 도시와 지방의 삶이 더욱 상이해짐을 절실하게 느꼈다. 서울이 대한민국의 자원봉사를 견인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지방과 함께 발전토록 힘쓰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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