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임진왜란1592' 김한솔 PD "나를 울린 임진왜란…KBS라 가능했던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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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9-08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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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BS 제공]


아주경제 김아름 기자 = 누군가는 그랬다. ‘또’ 이순신 장군의 이야기냐고. 하지만 많은 이들은 말한다 이순신 장군에게 ‘또’라는 이야기는 붙이지 말라고.

KBS가 드디어 수신료의 가치를 증명시켰다. 국내 최초 팩추얼 드라마 ‘임진왜란1592’의 1편이 공개된 후 많은 시청자들과 제작진들의 평가다.

8일 오후 서울 영등포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KBS 팩츄얼 드라마 ‘임진왜란1592’(극본 김한솔 김정애 / 연출 김한솔 박성주) 제작진과의 기자간담회가 개최된 가운데, KBS 김종석 총괄 프로듀서와 극본과 연출을 맡은 김한솔 PD가 자리에 참석했다.

‘임진왜란1592’는 1592년 일어난 임진왜란의 생생한 이야기를 인물, 사건, 이야기 모두를 역사적 사실에 바탕을 둔 팩츄얼드라마 장르로 대한민국 최초로 도입했다. KBS와 중국 CCTV가 합작했다. 46전46승의 이순신 장군을 최수종이 연기하며,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김응수가 연기했다. 이 외에도 이철민, 정진, 조재완, 백봉기 등 연기파 배우들이 완성도를 높였다.

먼저 ‘임진왜란1592’의 총연출을 맡은 김종석 총괄 프로듀서는 “기대 반 우려 반이었다. 김한솔 PD가 걱정이 많았던 작품이다. 한국에서는 한 번도 해본적 없던 작품이기 때문”이라며 “1편 후 반응이 좋아서 너무 감사드린다”고 인사를 건넸다.

‘임진왜란1592’는 지난 3일 방송된 1편의 시청률이 9.3%를 기록했다. 시청률은 물론이거니와, 시청자들은 방송 직후 “진짜 조선시대를 보는 것 같은 기분이다”라는 호평을 쏟아냈다.

이에 극본과 연출을 맡은 김한솔 PD는 “너무 감사하다. 제가 ‘임진왜란1592’ PD이기 이전에 KBS PD기 때문에 굉장히 기분이 좋았다. 그렇지만 또 한편으론 시청자들께서 이런 걸 원하고 계시구나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며 “공영 방송 PD로 너무 감사하고 행복한 말씀들이었다. 그게 기사화 됐을 때도 좋았지만, 댓글을 통해 좋은 평가가 이어졌던 게 너무 좋았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이어 그는 “세계사적으로 임진왜란을 바라보면 이순신 장군이 지키는 바다는 일본 본토에서 내륙으로 고국을 가는 루트였고, 동시에 일본에서 명나라 베이징까지 다이렉트로 갈 수 있는 바닷길이었다. 한 마디로 이순신 장군은 열심히 잘 싸웠다는 걸로 알고 있었지만 세계사적으로 보면 동아시아 3국의 바다를 지켰다는 의미로 넓혀진다”고 설명했다.

‘임진왜란1592’에는 이순신 장군 역을 맡은 최수종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연기파 배우들이 출연한다. 인기보단 ‘연기’에 집중한 캐스팅이다. 그 흔한 아이돌 스타 한 명 출연하지 않는다.

이에 김 PD는 “사실 가장 고민했던 게 캐스팅 문제였다. 그러나 최수종 선배님에게 이 작품에 나오는 사람들은 그때 살았던 사람들이라는 생각을 들게끔 만들고 싶다고 했다. 그래서 진짜 일본인 역할은 일본 배우를 섭외했다”며 “격군들 중에 아이돌 스타가 있으면 시청률면에서 좋았겠지만, 극의 몰입도는 떨어질 것 같았다. 정말 실제라는 느낌을 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인들이 인터넷 댓글을 캡처해서 보내줬는데 ‘정말 조선시대 같다’라는 말을 해주실 때 정말 행복했다. 그런 연출을 너무 하고 싶었다”며 “그래서 더욱 감사했던 게 최수종 선배님이다. 선배님께서 기존의 연기를 과감히 버리시고 열정을 다해 연기해주셔서 더 좋은 반응을 얻었던 것 같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임진왜란1592' 김한솔 PD [사진=KBS 제공]


김한솔PD는 그간 KBS ‘역사스페셜’ ‘추적60분’ 등의 연출을 맡아온 다큐멘터리 PD다. 그런 그가 ‘팩추얼 드라마’라는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된 이유가 궁금했다.

김 PD는 “사실 저는 뼛속까지 다큐멘터리 PD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드라마를 기획하게 된 건 과거 그들의 삶이 정말 드라마틱하기 때문이다. 그 부분을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밝혔다.

‘사실에 입각한 드라마’기 때문에 ‘임진왜란1592’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바로 ‘팩트 체크’였다.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적 사실에 대한 깊고 심도있는 고증이 필요했다. 그는 “대본 검사를 할 때마다 팩트와 관련해 토론을 펼치는 토론장의 수준이었다. 한중합작이기 때문에 중국 측과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고 말했다.

역사 왜곡을 해선 안된다는 사명감을 갖고 ‘팩트 체크’에 무던히 노력한 김PD는 하루에 28잔의 믹스커피를 마실 정도로 몰입했던 시간도 있었다. 그렇게 탄생한 ‘임진왜란1592’다.

김종석 프로듀서는 “이순신 장군이 과거 전쟁에서 딱 두 번의 총을 맞았다. 하나는 돌아가신 노량대첩, 또 하나가 바로 임진왜란이다. 그래서 이순신 장군이 왜 총을 맞았을까를 두고 그걸 깊게 파고 들어갔다. ‘왜?’라는 궁금증을 던지고 김PD의 논리대로 이야기를 조합하고, 이 이야기가 개연성이 있느냐에 대해 또 전문가에게 검증을 받았다. 터무니없는 이야기라면 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사실을 놓고 김PD가 재구성을 한 다음에 이게 얼마나 역사와 비슷하느냐로 또 추가검증을 했다. 그렇게 228번의 대본 수정이 있었다”고 김한솔 PD의 노력을 인정했다.

특히 초저예산의 제작비로 작품을 완성했다는 그들은 그럼에도 아쉬운 부분이 있음을 털어놨다.

김종석 프로듀서는 “사극은 고증을 할수록 제작비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사실 김한솔 PD는 몰라서가 아니라 알고 있음에도 제작비 때문에 하지 못한 게 많았을 것이다. 그게 가장 속상할 것”이라며 “그렇지만 이야기나 스토리적으로 완벽하지만 고증적으로, 의상 등에 대한 부분이 아쉽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또 김한솔PD는 첫 번째 팩츄얼 드라마의 주제가 임진왜란인 것에 대해 “임진왜란은 언제하든 의미가 있을거라 생각했다. 제 다이어리에 ‘역사는 반복된다. 지금도 반복되고 있다’고 쓴적이 있다”며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이야기가 내일(9일) 방송이 되는데 히데요시의 대사 중에 ‘전쟁은 기회다’라는 말이 있다. 그는 정말 최약급 병사에서 최고의 자리까지 올랐다. 그 모든 것이 전쟁터에서 이뤄진 신분 상승이다. 전쟁이라는 참혹함에서도 기회라고 생각하고 있는 많은 무리들을 꼬집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본이 딱히 나쁘다고 표현을 하는 게 아니라 전쟁이라는 제약적인 상황들이 비극들이 반복되지 않았으면 했다. 우리가 역사를 배우는 이유도 이와 같을 것이다”라고 소신을 밝혔다.

또 김 PD는 오늘(8일) 방송될 2편에 대한 기대를 당부하기도 했다.

그는 “2편은 정말 재밌을 거다. 저희 음악감독님께서 ‘1~2편은 너무 재미있고 3편은 충격적이다’라고 하셨다. 정말 새롭고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들어가 있을 것이다”라며 “1편에 소소한 이야기만 봤던 분들에게 2편은 정말 스펙터클 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의 전투 장면들이 있다. 전쟁은 학살이자 살인이다. 전쟁이 멋질 순 없을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전쟁안의 멋이 아닌, 어떤 사람들의 죽음과 희생을 다룰 것이다. 민초들의 희생이 담긴 아픔이 있는 드라마가 펼쳐질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임진왜란1592’는 재밌게 보시겠지만 저는 정말 전율을 많이 느꼈다. 당시가 정말 비극적이고 슬픈 이야기가 있다는 게 나를 울렸다. 리더로서의 이순신 장군님은 정말 훌륭했고, 영웅이었다”는 말로 이순신 장군을 향한 경외를 표하며 기자간담회 자리를 마무리 지었다.

한편 ‘임진왜란1592’는 지난 3일(토) 저녁 9시 40분 첫 방송을 시작으로, 8일(목) 저녁 10시 2편, 9일(금) 저녁 10시 3편, 22일(목) 저녁 10시 4편, 마지막으로 23일(금) 저녁 10시까지 총 5편이 KBS1 TV를 통해 방송된다.
 

'임진왜란1592' 김한솔PD(좌)-김종석 총괄프로듀서(우) [사진=K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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