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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3분기 실적 추이/ 단위=억원 [자료=현대차]
아주경제 윤태구·이소현 기자 = “더 이상 나쁠 수 없다.”
올 3분기 창사 이래 최악의 위기에 몰린 현대자동차가 회사의 모든 역량을 집중해 4분기 반전을 노리겠다는 각오다.
사실상 올해 판매목표 달성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현대차는 최대한 목표치에 근접한 실적을 올려 새해 사업계획의 부담을 조금이라도 줄여야 한다. 선진국 성장세 둔화와 신흥국 경기부진 지속으로 인해 자동차 산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있지만, 오는 4분기에는 현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휘해 최선의 노력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최병철 현대차 재경본부장(부사장)은 26일 3분기 컨퍼런스콜을 통해 “금년에 계획한 판매목표 달성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판매 목표 달성 실패를 공식화했다. 현대차는 올해 판매목표를 501만대로 설정했지만 올 들어 지난 9월까지 전년 대비 1.7% 감소한 총 347만7911대를 판매하는데 그쳤다.
최 부사장은 “현재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다음달 출시되는 신형 그랜저와 제네시스 수출을 통한 글로벌 판매 확대를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파업에 따른 생산차질 만회를 위해 상품 경쟁력을 키우고 유연한 시장대응 능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주요시장서 판매 확대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최근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SUV 판매를 확대하기 위해 투싼과 싼타페, 크레타 등 소형SUV 라인업을 늘려 이 시장을 적극 공략할 것”이라며 “전사적인 수익성 개선 활동을 적극 전개해 향후 실적이 향상되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최근 공개한 신형 그랜저의 성공이 반드시 필요하다. 다음 달 중순께 국내 출시 예정인 신형 그랜저는 제네시스 브랜드가 독립한 상황에서 사실상 현대차를 대표하는 프리미엄 세단이다. 현대차는 신형 그랜저가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 공략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국에서도 신차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최근 준공한 중국 창저우 공장에서 위에나(신형 베르나)가 출시되는 만큼 신차 모멘텀을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허베이성에 위치한 창저우 공장은 현대차의 4번째 중국 공장이다. 생산 규모는 연 30만대로 소형차 위에나가 주력생산 모델이다. 다만 현대차는 올해 하반기 이후 중국의 차량판매 여건이 변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중국 정부가 지난해부터 시행하고 있는 소형차 우대 정책이 내년까지 계속될지 여부가 불확실해서다.
현재 중국 정부는 배기량 1600cc 이하 차량에 대한 취득세(구매세)를 50% 감면해주고 있다. 이 같은 세제혜택은 올해 말까지 한시적으로 적용된다.
구자용 현대차 IR담당 상무는 “구매세 인하 조치가 내년까지 연장될지 여부를 알 수 없다”며 “세제감면 혜택을 최대한 누릴 수 있도록 하반기 위에나 판매확대에 초점을 맞추는 한편 시장환경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근본적인 위기대응 역량을 강화하는 동시에 미래 성장동력 또한 착실하게 구축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다양한 개선 활동을 통해 불확실성 및 산업 환경 변화를 극복할 수 있는 내부 역량을 제고하고, 생산성 향상과 전사적인 비용 절감 활동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앞서 현대차그룹 51개 계열사 소속 전체 임원 1000여 명은 이달부터 자신들의 급여 10%를 자진해서 삭감하는 등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하기도 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최근 인터브랜드가 발표한 ‘2016 글로벌 100대 브랜드’에서 125억 달러의 브랜드 가치를 기록하며 2년 연속 글로벌 30위권 브랜드에 선정되는 쾌거를 이뤄냈다”며 “이에 안주하지 않고 품질 및 브랜드 가치 제고에 더욱 매진하는 한편 R&D 역량을 지속적으로 강화하여 미래 성장기반을 공고히 구축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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