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등 전략으로 1등하기(하)] 성공한 미투 VS 실패한 미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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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11-02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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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마리오아울렛 매장]


아주경제 김온유 기자 = 미투 전략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기존 제품과 비슷하되 부족한 점을 보완하는 것이다.

그러나 미투 전략을 그저 똑같이 베끼기만 하면 되는 마케팅 기법으로 받아들이면서 브랜드만 다른 유사 상품들이 난립해 오히려 소비자들이 싫증내는 역효과가 종종 발생한다. 

지난 여름 패션업계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던 래시가드가 대표적이다.  당시 래시가드가 인기를 끌자, 아웃도어 의류 업체가 그랬던 것처럼 대기업, 제조·유통일괄(SPA)기업, 스포츠브랜드에 속옷업계까지 래시가드 판매에 동참했다. 10개 브랜드 이상이 출고 물량을 2배 넘게 늘리기도 했다.

지나친 미투 전략에 세 자릿수 성장을 자랑하던 래시가드 열풍은 금세 식었다. 지마켓 통계에 따르면 지난 6~7월간 전년 동기 대비 여성 래시가드 판매 신장률은 세 자릿수는 커녕 10% 안팎에 그쳤다.

제과업계도 다르지 않았다. 해태제과가 '허니버터칩'을 출시하면서 품절 대란을 발생하자 오리온과 농심, 크리운 등에서 잇따라 '허니' 시리즈를 출시했다.

차별성 없는 허니 시리즈가 쏟아져 나오자 해태제과는 물론 다른 업체들도 별다른 매출 효과를 보지 못했다.

해태제과는 원주시 문막읍에 허니버터칩 제2공장을 준공하기도 했지만, 출시 5개월이 지나자 1공장만 가동했을 때의 매출 75억원보다 4~5억원밖에 매출이 늘지 않았다. 

화장품 업계의 경우 지나친 미투전략으로 법정 다툼까지 일어났다.   

토니모리는 더샘이 자사 ‘피치핸드크림’의 디자인과 성분을 따라했다고 고발했으며, 더샘이 토니모리를 상대로 대나무 수딩젤의 성분과 디자인을 베꼈다고 법적 책임을 묻기도 했다. 

이처럼 겉핥기식 미투 전략은 소비자들에게 선택의 폭을 넓히기는 커녕 쏟아지는 똑같은 제품을 외면하게 만들뿐이다.  

실제 미투 전략으로 1위 탈환에 성공한 하이트진로의 '자몽에이슬'은 기존 제품보다 '더 나은' 차별점을 두는데 주력한 상품이다.

우선 알코올 도수를 롯데주류의 순하리보다 1도 낮춘 13도로 출시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과일의 맛과 향을 최적화시키기 위한 도수"라고 설명했다. 또 순하리보다 과일 농축액 함유량을 높였다. 순하리는 유자농축액 함유량이 0.033%인데 비해 자몽에이슬에 들어있는 자몽농축액은 0.1%다. 

업계 관계자는 "성공적인 미투 전략은 기존 제품에서 아이디어를 착안하되 부족한 점을 보완해서 출시하는 것"이라며 "차별성 없는 제품을 마구 출시한다면 제로섬 게임밖에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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