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재윤 기자 = 최순실 청와대 '비선 실세' 의혹의 핵심 증거가 담긴 태블릿PC 개통자로 지목된 김한수 청와대 행정관이 자택 압수수색 당일 자신의 휴대폰을 잃어버렸다며 거짓말을 했다가 들킨 사실이 확인됐다.
2일 한국일보에 따르면 김한수 행정관은 지난달 29일 오전 검찰 수사관들이 압수수색을 위해 본인의 주거지에 들이닥친 것을 알고 황급히 택시를 타고 귀가했다. 이날 검찰은 김한수 행정관을 비롯해 이번 사건의 핵심 인물인 청와대 안종범 전 정책조정수석과 정호성 전 비서관, 김종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등 7명의 주거지에 동시다발적 압수수색을 했다.
김한수 행정관은 휴대폰을 달라며 압수수색 영장을 제시하는 검찰 관계자에게 “급히 오느라 택시에 두고 내렸다”고 둘러댔다.
믿기 힘든 답변을 들은 검찰 측은 택시비 영수증 등을 토대로 해당 택시회사에 분실 여부를 확인했고 “분실된 휴대폰으로 접수된 것이 없다”는 답을 들었다.
이에 검찰 수사관들은 김 행정관 자택 주변을 샅샅이 뒤져 그의 휴대폰을 찾아 압수했으며, 숨겨둔 휴대폰이 발견되자 김 행정관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한수 청와대 행정관이 자택 압수수색 당일 거짓말을 했다는 사실로 인해 수사에 대비해 사건 연루자들과 통화했던 기록이나 문자메시지 등 ‘흔적’들이 검찰에 넘어가는 것을 막아보려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김한수 행정관은 현직 청와대 홍보수석실 산하 뉴미디어비서관실 선임행정관으로, 최순실의 '국정농단' 의혹이 제기되도록 한 태블릿PC의 명의자로 지목된 인물이다.
해당 태블릿PC는 김한수 행정관이 홍보업체인 ‘마레이컴퍼니’대표였던 2012년 6월 개통됐으며, 검찰은 최씨가 박근혜 대통령의 측근이었던 고(故) 이춘상 보좌관을 거쳐 PC를 넘겨받아 사용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김한수 행정관은 2013년 1월 ‘마레이컴퍼니’ 대표직에서 물러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홍보 미디어본부 SNS 팀장을 맡다가 박 대통령 당선 뒤 청와대 행정관으로 임명돼 지금까지 근무 중이다.
김한수 행정관은 최순실의 조카 이모 씨와 절친한 고교 동창 사이인 것으로도 알려졌다. 최순실을 평소 “이모”라고 부를 만큼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으며, 김한수 행정관의 청와대 진출도 최순실 측의 입김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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