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만 정식 혼례 치르는 6·25전쟁 참전 80대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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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11-03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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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박준형 기자 = 6·25전쟁에 동반 참전했던 80대 부부의 결혼 60돌을 기념하는 회혼례가 개최돼 눈길을 끈다.

3일 국가보훈처에 따르면 6·25전쟁이 한창이던 1952년 겨울 신태일(88)씨는 황해도 구월산에서 육군 첩보부대원으로 활동하던 중 아내 엄춘분(80·여)씨를 처음 만났다.

당시 엄씨는 유격대원으로 간호와 취사 업무를 지원하고 있었다.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나드는 치열한 전투로 지쳐있던 신씨는 엄씨를 보고 한눈에 반했고 이들은 휴전 후 1955년 다시 만나 백년가약을 맺었다.

전쟁 직후 어려웠던 시절이라 제대로 된 예식은 하지 못하고, 약식으로 물 한 그릇 떠놓고 서로 인사하는 것으로 혼례를 치렀다.

두 사람은 슬하에 3남 1녀를 두고 어려운 살림에도 아끼며 열심히 살아왔다. 하지만 애지중지 키웠던 아들이 20살 때 병으로 세상을 떠나는 아픔도 겪었다.

지난달 두 사람은 국가보훈처의 ‘6·25전쟁 호국영웅 합동 회혼례’ 모집공고를 통해 호국영웅 부부로 선정됐고, 60여년 만에 정식으로 혼례를 치르게 됐다.

신씨는 “어렵고 힘든 시절을 함께했던 전우이자 평생의 동반자인 아내에게 제대로 된 식을 꼭 올려주고 싶었다”며 “아들이 세상을 떠난 후 마음 아프게 살아온 아내를 웃게 해주고 싶었는데 회혼례를 치르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보훈처는 4일 전쟁기념관 뮤지엄웨딩홀에서 신씨 부부를 포함, 60년을 해로한 총 10쌍의 부부를 대상으로 6·25전쟁 호국영웅 합동 회혼례를 진행할 예정이다.

보훈처는 6·25 참전용사를 예우하기 위해 해마다 결혼 60돌을 맞은 참전유공자 부부를 선정해 회혼례를 열고 있다.
 

신태일(88)·엄춘분(80·여) 부부[사진제공=국가보훈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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