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시험장 지진 후 속개에도 무단 이탈시 시험포기자로 처리

교육부, 안전한 수능시험 시행 위한 비상 TF 운영

17일 실시되는 201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두고 마지막 고 3학년 전국 연합학력평가가 실시된 지난달 11일 서울 서대문구 명지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시험을 보고 있다[연합뉴스]

아주경제 이한선 기자 = 대학수학능력 시험장에 경미한 지진 후 시험 속개가 가능한데도 수험생이 교실 밖으로 무단이탈하는 경우 시험포기자로 처리하기로 했다.

지진이 발생했던 경주지역 수능 시험장에는 이동식 가속도계와 전문연구팀을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도록 했다.

교육부는 2017학년도 수능시험을 안전하게 시행하기 위해 차관을 반장으로 하는 비상 TF를 운영하기로 하고, 이같은 내용의 수능시험 당일 지진(여진) 발생 시의 행동요령을 마련했다고 8일 밝혔다.

지난 9월 12일 지진 및 여진 피해가 발생했던 경북교육청은 지진 발생 등에 대비하여 자체 비상점검단을 경주교육지원청에 설치‧운영하기로 했다.

시험장에 전달되는 시험지구별 대처 가이드라인은 가~다 3단계로 구분해 진동이 경미해 중단없이 시험을 계속할 수 있는 경우를 가 단계, 진동은 느껴지나 안전성이 위협받지 않으므로 일시적으로 책상 밑에 대피했더라도 시험을 재개할 수 있는 경우는 나 단계, 진동이 크고 실질적인 피해가 우려될 때 다 단계로 통보한다.

각 대처단계는 지진규모와 진앙지로부터의 거리 등을 반영해 사전에 마련된 프로그램에 따라 85개 지구별로 자동 산출된다.

진앙지에서 발생한 지진의 절대적 크기가 규모이고 진앙지로부터 거리 등에 따라 지역별로 흔들림의 정도(진도)가 달라져 85개 지구별로 각각 대처단계가 계산된다.

지진 정보는 시험장 책임자 등에 인터넷 지진 정보 화면, 휴대폰 문자(SMS, MMS), 소셜네트워크 서비스(SNS) 등을 활용해 신속하게 전달할 예정이다.

지진정보는 시험장책임자에게 전달되고 수험생은 교내방송 및 감독관의 지시에 따르도록 했다.

시험장책임자는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선조치 후보고 원칙을 적용한다.

지진 발생 시 수험생들은 시험장 책임자 또는 시험실 감독관 지시에 따라 즉시 책상 밑으로 대피하고 진동이 멈춘 후에는 감독관의 지시에 따라 착석하며 필요시 10분 내외 일정한 안정시간을 부여받고 나서 시험을 재개하게 된다.

책상 밑 대피 등으로 인하여 시험이 지연된 시간만큼 종료시간도 순연되고 이는 시험지구 본부를 거쳐 교육부 및 종합상황실(평가원)에 통보돼 문답지 공개 시간을 조정한다.

지진이 경미해 시험 속개가 가능한데도 수험생이 교실밖으로 무단이탈하면 시험포기자로 처리한다.

시험포기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감독관은 불안감 등을 호소하는 수험생을 별도 교실로 이동시켜 전문상담교사 등의 도움을 받아 진정해 응시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지만 감독관의 지시에 불응하고 외부로 이탈하는 수험생은 불가피하게 시험 포기로 간주하도록 했다.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은 시험장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1183개 전체 시험장에 대해 2차에 걸쳐 안전점검을 완료하고 지역별 예비시험장도 확보했다.

경주지역은 본 시험장 6곳에 상응하는 예비시험장으로 경주 인근지역에 7곳의 학교를 마련했다.

경주 등 지진 피해 발생 지역에는 전문상담사를 배치하고 병원 심리치료 비용을 지원한 가운데 지진 피해 지역을 중심으로 시험장에 복도감독관 및 전문상담교원(상담사)를 추가 배치해 지진 발생 시 심리안정을 지원할 예정이다.

행동요령은 상당한 진동의 지진이 발생한 경우 시험장 책임자(학교장) 또는 시험실 감독관이 신속하게 ‘시험 일시 중지, 답안지 뒤집기, 책상 아래 대피’를 지시하도록 했다.

시험실 감독관은 시험중지 시각을 필수로 기록하며, 긴급 시 답안지 뒤집기 생략이 가능하도록 했다.

책상 아래 대피 지시를 할 시간도 없이 진동이 짧게 발생한 후 종료되고 응시생들의 동요가 있을 것으로 판단되는 경우, 시험장 책임자는 방송으로 시험장 전체에 시험 일시중지 지시, 시험 재개시각 및 종료시각을 안내할 수 있다.

진동이 멈춘 후 시험 감독관은 출입문을 열어 놓고 제1감독관은 칠판에 시험중지 시각을 판서하는 한편 응시생이 타 응시생의 문답지를 보는 부정행위가 없도록 문답지를 정리한 후 응시생들에게 착석을 지시하도록 했다.

시험장 책임자는 기상청 비상근무자로부터 지진 정도가 경미한 것으로 전달받은 경우에는 시험 속개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하고 응시생 안정시간을 고려해 시험 재개시각을 정하며, 방송으로 시험을 속개함과 속개 시각을 안내해야 한다.

지진 정도가 큰 것으로 통보받거나 시험장 책임자가 교실 밖 대피를 결정한 경우에는 민방위 훈련 시와 마찬가지로 질서있게 운동장으로 대피해 대기한 후 시험상황실 보고체계에 따라 보고하고 시도상황실 지시에 따라야 한다.

교육부는 수능 당일 경주현지에 실국장, 지진전문가, 소방안전전문가 등을 배치해 비상점검단 운영을 지원한다.

교육부는 수능시험 전일부터 기상청 국가 지진화산센터에 비상 근무자를 배치해 지진 발생 시 신속하게 지진 현황 정보를 제공받아 시험장 등에 전파할 예정으로 기상청과 수능시험일 지진 정보 제공 등에 대해 협의하고 협력하기로 했다.

기상청 비상근무자는 지진 발생 시 1183개 시험장 책임자 등에게 신속하게 지진의 규모, 발생 시각과 장소, 85개 시험지구별 대처 가이드라인을 전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