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기업하기 어려운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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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11-09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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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산업부 이소현 기자


아주경제 이소현 기자 = "요즘처럼 기업들이 일하기 힘든 때가 없었다."

지난 5년 동안 해외에서 주재원 생활을 마치고 돌아온 재계 관계자는 기자를 보자마자 한숨부터 쉬었다.

정부부처와 일하는게 너무 어렵다고 했다. 신규 사업과 관련, 신고만 해도 되는 사항인데도 필요 이상의 까다로운 자료와 절차를 요구한다는 게 그의 푸념이다.

최근 점심을 함께 한 다른 재계 관계자도 비슷한 얘기를 털어놨다. "2년 전부터 회사의 차세대 먹거리로 추진해온 사업이 정부부처 책상 서랍에서 도통 나올 생각을 하지 않는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더욱이 정부부처 담당자가 바뀔 때마다 각기 다른 해석을 내놓아 더욱 경영활동을 어렵게 한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서로 다른 목적으로 정부세종청사 문턱을 넘나들었다. 하지만 정상적으로 기업 경영활동을 하는 데 장애물이 많다는 것과 정부의 소위 ‘기업 길들이기’가 점점 심해지고 있다는데 공통분모를 갖고 있었다.

우리 주변에는 일개미처럼 현장에서 고군분투 하고 있는 기업들이 너무나 많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선 사뭇 다른 세상이 펼쳐지고 있다. 비영리법인인 미르·K스포츠 재단은 이례적으로 단 하루 만에 재단법인 설립 허가를 받았다. 이 곳의 곳간은 53개 기업에서 채웠다.

한국경제의 '빅2'로 불리는 삼성전자와 현대차를 비롯한 대기업들은 갤럭시 노트7 단종, 판매 부진 등 각종 악재에도 이 재단에 출연금을 제공했다는 혐의로 비명조차 제대로 못지르고 있다. 반면 상대적으로 적은 금액을 출연했거나 전혀 하지 않은 기업 관계자들은 "회사가 적당히 가난한 게 도움이 됐다"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새로운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메아리처럼 되풀이되는 약속이 기업 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대한민국은 여전히 기업 하기 참 어려운 나라다. 깊어지는 불황의 칼날에 세계 유수의 기업들조차 휘청거리고 있는데도 그렇다. 기업들이 오로지 품질과 기술력 제고에 집중해 글로벌 시장에서 당당히 경쟁할 수 있는 경영환경이 절실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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