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랐던 유통이야기 '리테일 디테일'⑤] '주차 도장'에서 탄생한 쿠션팩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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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11-11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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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모레퍼시픽 제공]


아주경제 김온유 기자 = 국내뿐 아니라 전세계 여성들의 화장법 혁신을 몰고온 '쿠션 팩트'가 주차장 도장에서 영감을 받았다면 누가 믿을 수 있을까.

피부 건강에 좋지 않은 자외선을 차단하기 위해서는 차단제를 하루에 수차례 덧발라야 한다. 하지만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화장품을 덧바른 손을 매번 씻어내야 했고, 튜브형 용기에서 제형이 새는 일도 빈번했다.

이러한 번거로움은 쿠션 용기 탄생과 함께 거의 사라져버렸다. 제형이 흘러내리거나 새지 않아 휴대가 편하고 손에 직접 바를 필요도 없어 사용이 간편하다.

쿠션 용기는 국내외 177건 특허 출원 및 26건의 특허를 이끌어냈고, 2012년 대한민국 기술대상 우수상 및 대한민국 기술혁신 경영대상 수상, 2013년 차세대 세계 일류상품 선정, 2014년 IR52 장영실상 수상, 2015년 제52회 무역의 날 금탑산업훈장까지 수상받았다.

샤넬, 입생로랑 등 해외 고가 화장품 브랜드조차 형식을 따라하고 있으며,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쿠션 제품을 '혁신 제품'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이처럼 새로운 트렌드를 창조한 '쿠션 용기'의 고향은 아모레퍼시픽이다. 제품의 역사는 지인의 돌잔치에 참석했던 최경호 아모레퍼시픽 C-Lab 기술연구원의 이야기로부터 시작된다.

그는 돌잔치에서 주차권을 찍어주는 도장을 유심히 보게 됐다. 인주를 따로 찍을 필요 없이, 도장 내부에 잉크가 들어있어 스탬프를 찍을 때마다 일정 용량이 나오는 '자동 도장'이었다.

여기서 아이디어를 얻은 최경호 연구원은 2007년 1월 연구에 착수했다.

내용물을 가장 효과적으로 머금을 수 있는 최적의 스펀지 재질을 찾아내기 위해 스탬프, 목욕용 스펀지, 사인펜 등의 제조 업체를 비롯해 인형, 쇼파 공장 등 스펀지가 있을 수 있는 모든 곳을 방문했다.

200개가 넘는 스펀지를 3600여회 실험한 결과 80만개의 구멍이 뚫린 '발포 우레탄 폼' 스폰지를 발견했다.

또 상태의 내용물이 증발하지 않도록 밀폐성을 갖추면서도 사용과 휴대가 편한 새로운 화장품 용기를 만들어냈다. 내용물을 찍어 바르는 퍼프도 3중 구조로 제작, 뭉침없이 부드럽게 밀착되도록 고안했다. 

각고 끝에 세상에 나온 아모레퍼시픽의 쿠션 제품은 2015년 말 기준 국내외 누적 판매량 8000만 개를 돌파하며 K-뷰티 혁신의 대표주자로 자리매김했다.

아모레퍼시픽에서 시작된 쿠션 화장품의 열풍은 현재까지도 유명 업체가 모방 제품을 내놓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을 받으며 전세계 여성들의 화장 문화를 혁신적으로 변화시키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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