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중소기업의 비은행예금취급기관(비은행) 대출금 잔액은 75조86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5%(17조9978억원) 증가했다. 전월과 비교해도 4.0%(2조9226억원)가량 늘었다.
비은행은 제2금융권에 속하는 상호금융, 상호저축은행, 새마을금고 등이 다수다. 올 9월 기준 상호저축은행의 기업자금 대출 가중평균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연 7.9%로 시중은행보다 4.5%포인트 이상 높을 정도로 금리 부담이 상당하다.
기관별로는 상호금융에서 빌린 대출금 잔액이 34조3998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상호저축은행(22조409억원), 새마을금고(6조7005억원) 등의 순이었다.
반면 지난 9월 중소기업의 예금은행 대출은 전년 동기보다 6.5% 증가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비은행권 대출 증가율보다 25%포인트 적은 수치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시중은행 대출이 어려워져 비은행 대출이 늘어나는 '풍선효과'라는 분석을 내고 있다. 앞으로 상황은 더 심해질 것이란 관측이다.
한은의 최근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4분기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태도지수 전망치는 -17이고, 대기업은 -13이다.
이 지수 전망치가 마이너스(-)면 금리 등의 대출 심사를 강화하겠다고 응답한 금융기관이 완화하겠다고 밝힌 기관보다 많다는 것을 뜻한다.
중소기업 관계자들은 "조선·철강 등 정부가 구조조정 대상으로 삼은 업종의 기업일수록 은행 대출이 더 어려워지고 있어, 업체들은 금리 부담을 안고도 비은행에 기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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