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현대상선 중심 해운업 경쟁력 강화 '어려운 첫 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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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11-22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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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M그룹, 한진해운 미주·아시아 노선 인수

아주경제 노경조 기자 = 현대상선을 중심으로 해운산업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정부의 계획이 첫 단추부터 어긋났다. 구조조정 원칙에 따라 한진해운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돌입한 이후, 현대상선을 키워 세계 5위권의 국적 선사로 만들겠다는 정부의 해운업 지원 정책에 수정이 필요해 보인다.

22일 법원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진해운은 지난 21일 주주총회 결의 대체 방식으로 사업양수도 계약 체결 관련 허가를 요청했다. 최근 SM그룹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한진해운의 미주·아시아 노선 관련 자산 매각 건에 대해서다.

대한해운이 속한 SM그룹은 과거 SPP조선 인수 절차를 진행하던 중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끝내 무산된 바 있어, 이번 인수 건도 불투명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이런 예상을 뒤엎고 SM그룹은 한진해운과 이날 본계약 체결까지 신속하게 처리했다.

이렇듯 현대상선이 한진해운의 미주·아시아 노선 인수에 실패한 데 이어 해운얼라이언스 '2M' 가입도 장담할 수 없게 되면서 정부의 셈법이 어려워졌다.

정부는 지난달 31일 해운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달 14일에는 임종룡 금융위원장을 비롯해 진웅섭 금융감독원장,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등이 모여 해운업에 대한 금융부문 후속조치 이행 계획을 논의했다.

한국선박회사 설립과 함께 선박 신조 프로그램과 선박금융펀드를 지원하고, 현대상선이 우량 자산을 인수해 경영 정상화를 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그러나 현대상선을 내세운 정부의 방침은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게 지배적인 의견이다. 일련의 상황에 대해 정부의 판단 착오라는 비판도 쏟아진다.

이와 관련해 임 위원장은 지난 16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현대상선이) 우량자산을 인수하려는 노력은 예전부터 꾸준히 해왔다"며 "이번 노선 인수는 경쟁입찰로 진행됐고, SM그룹도 하나의 국내 선사인 만큼 새로운 원양선사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바람직하게 보는 게 옳다"고 중립적인 태도를 취했다.

또 "해운업 경쟁력 강화 방안에 따라 금융지원 등이 차질없이 이행되도록 노력하겠다"며 "전체적인 해운업 경쟁력을 키우려는 시점에서 봐달라"고 강조했다. 현대상선의 2M 가입이 성사될 것이란 정부의 긍정적인 전망에도 변함이 없다.

이 같은 정부 기조 속에 한진해운은 최근 미국 롱비치터널을 비롯해 폴란드법인 사옥 등 자산 매각을 진행 중이다. 결국 내년 1월 13일로 미뤄진 한진해운 관계인 집회에서 채권단 등이 회생계획안에 대해 어떤 판단을 내릴지가 주효할 전망이다. 법원의 회생·청산 결정은 2월 3일로 예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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