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트럼프·푸틴 하루만에 또 통화…러, 우크라 푸틴 관저 공격 주장

  • 백악관 "트럼프, 푸틴과 우크라 관련 긍정적 통화"

  • 러, 종전 협상 입장 재검토 경고…푸틴 "돈바스 해방 단계적 수행"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을 둘러싸고 하루 만에 다시 전화 통화를 했다. 하지만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관저를 공격했다고 주장하면서 협상의 새로운 변수가 될 전망이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29일(현지시간) 엑스(옛 트위터)에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 우크라이나와 관련해 긍정적 통화를 마쳤다"고 짧게 적었다. 다만 통화에서 논의된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러시아 측도 통화 사실을 확인했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외교정책보좌관은 "합의된 대로 오늘 러시아와 미국 대통령이 전화 통화를 했다"고 말했다. 우샤코프 보좌관은 이번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핵심 참모들이 전날 미국 플로리다 마러라고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 측 대표단과 진행한 협상 결과를 푸틴 대통령에게 상세히 설명했다고 전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팀이 만든 (분쟁 종식으로 향하는) 진전의 여러 내용을 설명했다"면서도 "그러나 여전히 우리는 키이우 당국이 자신의 의무를 회피하려는 여러 해석의 여지를 남기고 있다고 평가한다"며 우크라이나 측 제안에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우크라이나군에 휴식을 주게 하려고 노력하지 말고 진정한 무력 분쟁의 종식으로 이어질 포괄적 합의 달성에 집중하라'는 조언을 받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후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푸틴 대통령 관저에 공격을 가했다며, 종전 협상과 관련한 자국의 입장이 수정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타스·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세르게이 라브로프 장관은 이날 기자들에게 우크라이나가 28일 밤~29일 오전 사이 노브고로드주에 있는 푸틴 대통령의 관저에 91대의 드론을 발사했으나 모두 격추됐고, 별다른 피해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국가 테러리즘' 정책으로 전환한 점을 고려해 협상에 대한 러시아의 입장을 재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미국과의 협상은 지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샤코프 보좌관 역시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의 테러 시도에 대응할 것이며 협상 입장을 재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다만 평화를 향한 미국과의 협의는 계속 긴밀히 이어가겠다는 의지도 함께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토마호크를 (우크라이나에) 주지 않아 신에 감사하다'고 언급한 점을 들어 이번 사건이 우크라이나와 협상하는 미국의 접근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드론 공격에 대해 "좋지 않다"며 "(공격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오전 푸틴 대통령과 통화하면서 공격에 대해 직접 들었으며 "매우 화가 났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러시아를 공격하기에) 적절한 시기가 아니다. 그들(러시아)이 공세를 계속하고 있으니 (우크라이나도) 공세에 나설 수 있지만 그(푸틴)의 집을 공격하는 건 전혀 다르다. 지금은 그런 짓을 하기에 적절한 시기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반면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일축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메신저 앱을 통해 기자들에게 러시아의 주장이 거짓말이라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미국이 평화 협상에서 이룬 진전을 훼손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러시아는 협상의 핵심 쟁점 가운데 하나인 돈바스 영토 문제를 둘러싼 압박도 이어갔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특별군사작전' 상황 회의를 열고 "돈바스, 자포리자, 헤르손을 해방하는 목표는 특별군사작전 계획에 따라 단계적으로 수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러시아군은 자신 있게 전진하고 있고, 우크라이나군은 전선을 따라 후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중재로 종전안이 논의되는 상황에서도 군사적 우위를 과시한 셈이다. 또한 푸틴 대통령은 최근 러시아군의 시베르스크 점령 등으로 돈바스 영토를 완전히 해방할 전망이 밝아졌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 타결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영국 가디언지는 "불행하게도 남은 5%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동의해야 하는 문제들이 포함돼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합의에 가까워졌다는 징후는 거의 없다"며 "취임 후 24시간 안에 전쟁을 끝내겠다던 선거 공약부터 시작된 과도하게 낙관적인 발언의 연장선"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8일 종전 협상이 합의에 얼마나 근접했느냐는 질문에 대해 '95%' 정도일 수 있다며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로이터 통신도 러시아가 드론 공격 사건에 대응해 협상에 대한 자국의 입장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히면서 우크라이나 평화 전망에는 새로운 타격을 입혔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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