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쿠바의 혁명 영웅 피델 카스트로 전 국가평의회 의장이 25일(현지시간) 타계했다. 애도 물결이 이어지고 있지만 일부는 비판적 평가를 내놓으며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중국 국내도 마찬가지다. 이에 대해 중국 관영언론이 "수준 이하"라며 거센게 비판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28일 '중국에서 카스트로를 비난하는 자 누구인가'라는 제목의 논평을 게재하고 중국 국내 일부의 부정적 여론을 강하게 비난했다. 이와 동시에 미국, 유럽 등의 서방국가의 카스트로에 대한 평가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환구시보는 "20세기 혁명의 시대를 이끌었던 위대한 리더를 잃고 세계가 슬퍼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그를 '저주'하는 듯한 비난도 나오고 있다"면서 "중국 국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도 이러한 목소리가 감지돼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또, "이들은 기본적으로 역사적 사명감이 없고 수준 이하의 대중"이라며 "심지어 일부는 극단적인 이데올로기에 휩싸여 '미국에 대항했으니 카스트로는 나쁜 사람'이라고 단편적으로 생각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중국만의 일이 아니라며 일부 국가에서 일고 있는 부정적 여론까지 간접적으로 비판했다. 환구시보는 "중국 내 비판 여론은 카스트로에 대해 날선 목소리를 낸 글로벌 일부 세력과 같은 맥락"이라면서 "이는 중국의 진짜 목소리가 아니라 그저 '뉴욕타임스' 등에 귀 기울이는 서방사회 숭배론자의 주장일 뿐이다"라고 못 박았다.
실제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카스트로의 타계 소식에 대해 "세계가 자국민을 60여년간 억압했던 야만적 독재자의 타계를 목격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피델 카스트로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는 이유로 국내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이에 트뤼도 총리는 "카스트로는 인권 문제에 큰 우려를 일으킨 분열을 조장한 인물로 독재자다"라며 "온정이 담긴 메시지는 타계한 옛 국가지도자를 기리려는 의도였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신문은 카스트로의 비난 여론은 일부의 목소리일 뿐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러시아, 중남미 좌파정권, 중국 등 쿠바의 우방국은 일제히 애도의 뜻을 전하며 그의 죽음을 슬퍼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주석은 "피델 카스트로는 쿠바 사회주의 사업의 창건자로 인민의 위대한 지도자였다"면서 이례적으로 감성적인 애도 메시지를 전했다.
환구시보는 피델 카스트로의 위대함에 찬사를 보냈다. 카스트로가 이끈 쿠바 혁명은 20세기 혁명의 파도의 일부분으로 미국 눈꺼풀 밑에서(바로 앞에서) 오랜기간 투쟁해왔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국이 쿠바 정권 전복을 수 차례 시도했지만 결코 성공할 수 없었다는 점도 언급했다.
또, 이러한 카스트로의 활약은 쿠바의 민심이 뒤에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덧붙였다. 환구시보는 "소국인 쿠바는 이상의 길로 외세의 압력을 이겨냈고 쿠바의 인민이 카스트로의 이상을 이해하고 인정했으며 그를 지지했다"고 설명했다. 중국 인민은 이런 쿠바를 '좋은 친구'로 생각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피델 카스트로는 1926년 8월 13일 쿠바 동부 시골마을에서 태어났으며 아바나 대학교 법합부를 졸업한 변호사 출신이다. 1953명 혁명가의 길에 뛰어 들었고 멕시코 망명 당시 체 게바라와 운명적으로 만났다. 1959년 쿠바 공산혁명에 성공했다.
무상교육, 무상의료 등 개혁은 높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친미적, 정부비판 보도를 금기하고 정적을 무자비하게 처형해 인권과 관련해 부정적 여론도 높다. 지난 2006년 친동생인 라울 카스트로에게 권력을 이양하고 2008년 국가 평의회 의장직에서 물러났다. 하지만 막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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