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 누리과정 잠정 합의…법인세·소득세 '진통'

아주경제 김혜란 기자 =  2017년 예산안 처리 법정시한을 하루 앞둔 1일 여야가 누리과정 예산과 법인세·소득세 인상안을 두고 막판 조율에 나섰다. 여야는 이날 누리과정(만3~5세 무상보육) 예산안의 일반회계 편성에 합의했지만, 정부가 난색을 포명하고 있어 공전 상태에 빠졌다. 또 법인세·소득세 인상 문제를 두고 이견차를 좁히지 못해 법정 처리 시한 내 예산안 통과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김광림 새누리당·윤호중 더불어민주당·김성식 국민의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회동하고 누리과정 예산을 위한 3년 한시 특별회계 설치에 합의했다. 회계연도마다 누리과정에 소요되는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지방교육재정교부금과 일반회계로부터의 전입금으로 재원을 마련하는 내용이다.

합의안에는 누리과정 예산을 둘러싼 논란이 더이상 반복되지 않도록 정부 지원을 그간의 우회적인 지원 규모보다 대폭 늘리는데 보다 전향적인 자세로 나설 것을 촉구하는 내용도 담겼다.

앞서 정부는 내년도 예산안에서 지방교육재정교부금(내국세의 20.27%)을 증액하고 지방교육정책지원 특별회계(5조 2,000억원)를 신설해 지방교육청이 누리과정, 초등돌봄교실, 방과후 학교 등 특정 용도로 사용하도록 예산을 편성한 바 있다.

그러나 여야는 법인세·소득세 인상안을 두고 간극을 좁히지 못했다. 특히 여당은 누리과정 예산 확보 문제에서 양보한만큼 법인세 인상은 물러설 수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야는 2일 본회의 전까지 협상을 마무리 지어 수정안을 만들겠다는 목표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여야가 본회의 전까지 수정안을 만들 경우 국회의장이 지정한 예산부수법안 직전에 표결에 부쳐지게 되며, 수정안이 가결될 경우 정세균 국회의장이 지정한 예산부수법안은 자동 폐기된다.

현재 정 의장이 자동 상정한 법인세 인상안은 과세표준 500억원 초과 기업의 최고세율을 22%에서 25%로 올리는 내용의 민주당안이다. 과표 3억∼10억원 소득자의 최고세율을 38%에서 41%로, 10억 원 초과 소득자의 최고세율을 38%에서 45%로 올리는 소득세 인상안도 예산부수법안으로 지정돼 이날 본회의에 자동 부의됐다. 누리과정 예산 관련 법안인 국가재정법과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개정안 등 4개 법안도 정 의장이 지정한 예산부수법안이다.

하지만 여야가 합의를 이루지 못하면 야당이 강력하게 추진해온 법인세 인상안이 국회를 통과할 가능성이 커진다. 다만 민주당이 누리과정 예산 확보에 여당이 협조하면 법인세 인상 논의는 보류할 수 있다는 입장이어서 막판 대타협이 이뤄질지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