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현지시간 13일 칠레에서 수출위원회가 경제 장관에 경제를 살리자며 섹스돌(성교인형)을 선물한 이후 후폭풍이 거세다. 경제 장관은 사과했지만 퇴진 압력을 받고 있고 수출위 위원장은 논란의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칠레 수출위원회는 관행처럼 송년 만찬에서 VIP에 재치있는 선물을 해왔다. 그런데 올해에는 호베르토 판투찌 수출위 위원장이 루이스 세르페데스 경제장관에게 '경제를 살리자'라는 메모를 입에 붙인 섹스돌을 선물한 것이다. 게다가 주요 인사들은 이 실물 크기의 나체 인형을 잡고 환하게 웃으며 기념사진까지 찍었다.
소셜 미디어를 중심으로 성차별적이라는 비난이 쏟아졌고 칠레 대통령까지 나서서 이들을 비난했다.
칠레의 첫 여성 대통령인 미첼 바첼레트는 트위터를 통해 “여성 존중을 위한 노력은 우리 정부의 가장 핵심적인 원칙”이라며 “이번 사건은 용납할 수 없다”고 강력하게 비난했다.
중도 좌파 바첼레트 대통령은 2006~2010년 첫 임기 후 2014년부터 두 번째 임기를 시작했다. 특히 첫 임기 당시 내각에 여성 인선을 대폭 늘렸고 첫 임기가 끝난 후에는 여성 권익시장을 위한 유엔기구인 '유엔위민‘을 이끄는 등 여성 인권을 위해 앞장서왔다.
그러나 여전히 칠레에서는 남성우월주의가 만연하다. 낙태는 불법이고 각종 행사에서는 노출이 심한 옷을 입은 여자들이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투입되고 여성의 사회진출 비율도 낮은 편이다.
정치학자 크리스토발 벨로리오는 트위터에 “이번 섹스돌 사건은 칠레의 재계가 무식한 고립주의자임을 증명했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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