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온유 기자 = 삼성물산 패션부문과 LF가 나란히 브랜드 구조조정을 실시했지만 그 결과는 다소 엇갈리고 말았다.
19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경기 불황과 소비 침체 등의 영향으로 삼성물산 패션부문과 LF는 최근 수익 구조가 나지 않는 브랜드를 정리하고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우선 삼성물산은 별도로 운영하던 통합 연구·개발(R&D)팀을 해체한 뒤 각 브랜드로 흡수시켰으며, 매출이 저조하던 브랜드를 일부 정리했다.
20년 전통의 '엠비오' 사업은 접었고, 로가디스 프리미엄 라인인 '로가디스 컬렉션'은 '갤럭시'와 합쳐 운영하기로 했다. 여성 액세서리 브랜드 '라베노바' 사업도 중단했으며 유아용 브랜드 '빈폴키즈'는 남성 브랜드 '빈폴맨'과 통합했다.
LF도 재고 관리 강화와 백화점 유통망 개편으로 사업 구조 개선에 착수했다. 이에 따라 여성복 브랜드 '모그'와 '질 바이 질스튜어트'를 백화점에서 철수했으며, 이 외에 남성복 브랜드인 '일꼬르소' 역시 백화점 매장 운영을 중단하기로 했다.
편집숍인 어라운더코너도 10개 매장 중 플래그십 매장 3곳만 남겨둔 것으로 알려졌다.
두 회사는 패션 업계 불황 속에서 브랜드 구조조정을 대안으로 택했지만, 사뭇 다른 성적표를 손에 쥐게 됐다.
삼성물산은 지난 3/4분기 매출은 약 39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소폭 늘었으나 영업이익에서 140억원 적자를 기록하며 손실을 내는 구조가 되고 말았다.
반면 LF의 3분기 매출은 278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4% 감소했지만, 오히려 영업이익은 93억원으로 3.3% 상승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브랜드를 정리하는 문제가 아니라 판관비가 비싼 백화점 매장에서 사업 구조를 개편한 것이 LF 측 수익 개선에 보탬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 업체의 사업 전개 스타일 차이가 각기 다른 영업이익과 매출 결과를 이끌었다는 분석도 있다.
삼성물산이 '에잇 세컨즈'라는 새로운 의류 제조·통합(SPA) 브랜드를 론칭하고 공격적으로 확대한 데 비해, LF는 기존 '질 스튜어트'를 활용해 스포츠 라인을 선보이고 온라인몰을 강화하는 등 투자 규모를 줄였기 때문에 그 같은 실적 차이가 났다는 논리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삼성물산 에잇 세컨즈의 경우 유명 모델 기용과 해외 시장 진출 등으로 마케팅 비용이 크기 때문에 매출은 올랐으나 영업 이익이 주춤했을 것"이라며 "국내외 경기 상황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한 사업 구조 확대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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