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주진 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운명이 결정될 정유년(丁酉年) 새해가 밝았다.
헌법재판소가 새해 벽두부터 ‘탄핵 속도전’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박 대통령의 운명의 시계도 점차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피의자로 입건된 박 대통령이 헌정 사상 최초로 탄핵에 의해 축출되는 불명예 대통령으로 남게 될 것인지, 더 나아가 헌정 사상 최초로 뇌물죄로 구속되는 처지까지 이르게 될 지 국민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박 대통령은 헌재 준비절차기일이 마무리된 지난달 30일까지도 2014년 4월 16일 세월호가 침몰해가던 7시간 동안의 세부 행적을 정확히 제출하지 못했다. 박영수 특별검사의 뇌물죄 수사도 박 대통령을 향해 전 방위적으로 조여오고 있다. 특검은 삼성 등 재벌과 오고간 돈의 성격을 규명하고, 최순실 일가의 재산 형성 과정도 수사 대상으로 정하면서 강도 높은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에 박 대통령은 새해 첫날인 1일 오후 출입기자단과 깜짝 신년인사회를 갖고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절차와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에 대해 ‘억울하다’는 입장을 적극 피력했다.
직무정지 23일 만에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박 대통령은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 자신의 뇌물죄 혐의 부분은 ‘국정의 일환’이었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특히 세월호 참사 당일 행적과 관련해서는 미용시술 의혹 등 각종 의혹을 강력하게 부인했다. 이같은 항변에도 불구하고 뾰족한 탈출구는 눈에 띄지 않는다.
박 대통령의 운명의 시간은 이르면 1월말, 늦어도 3월초가 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헌재가 오는 3일 첫 변론기일을 시작으로 1주일에 1∼2차례 재판을 여는 ‘집중 심리’를 채택, 이정미 재판관 퇴임일인 3월 13일 이전에 탄핵 심판 결정을 낼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박한철 헌재 소장 퇴임일인 1월 31일 전에 탄핵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지만, 심리 기간이 너무 짧은 것을 고려했을 때 적어도 2월 말쯤에는 결정이 나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나온다.
헌재가 탄핵소추를 인용하는 결정을 내리면 박 대통령은 곧바로 대통령직에서 물러나야 한다.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의혹을 수사 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사상 초유의 현직 대통령 대면조사도 코앞으로 다가왔다.
특검팀이 박 대통령의 제3자뇌물수수 혐의 등을 밝혀내 재판에 넘기게 되면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범죄자 신분으로 구속될 가능성도 있다.
2월 28일 특검 수사가 종료된 후 3월에 들어 탄핵심판 결정 선고를 한다면 우선 특검의 수사 결과가 헌재의 판단에 상당 부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박 대통령이 헌재의 본격 심리가 시작되면 탄핵소추 사유별로 치열한 법리 다툼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해 심리 종료까지 시일이 더 지체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기는 하다.
탄핵 심판 결정 시점을 가름할 여러 변수 중 하나는 1000만 촛불 민심이다. 지난 해 10월 말부터 시작된 촛불집회 연인원 참가자 수는 12월 31일 10차 집회까지 1000만명을 돌파했다. 2016년 '촛불 항쟁'은 새 역사를 썼다.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니다"는 국민 촛불 집회는 새해 첫달인 1월에도 계속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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