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신희강 기자 = 국내 통신·방송 양대산맥인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이 최고경영자(CEO) 교체를 통한 새판짜기에 나섰다. 박정호·변동식 대표라는 구원투수를 등판에 올려 위기극복에 나선 것. 과거 자신이 몸담았던 곳으로 화려하게 컴백한 이들 CEO의 향후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은 최근 그룹 내 신망이 두터운 CEO를 전격 영입했다. 그룹 안에서 '승부사·해결사'로 불리던 이들 CEO를 다시 불러들여 경영위기를 타개하겠다는 판단에서다.
이들 CEO는 적재적소에 과감한 인수합병(M&A)과 신성장 사업 추진 등 승부수를 던져 성과를 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양사 모두 지난해 M&A 실패라는 뼈아픈 경험을 했던터라 이들이 구원투수로 어떤 역할을 해나갈지 기대감이 높은 상황이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SK그룹 내 대표적인 'M&A 통'으로 꼽힌다. 박 사장은 SK텔레콤 해외 사업본부 뉴욕지사장, 마케팅전략본부, 사업개발부문 등 주요 보직을 거쳤으며, 직전까지는 SK 주식회사 C&C CEO로 근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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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그가 4년만에 SK텔레콤이라는 친정에 CEO로 복귀하면서 M&A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관측이 높다. 실제 박 사장은 과거 한국이동통신 인수, 하이닉스반도체 인수 등 적극적인 M&A에서 성과를 드러내며 신성장 동력 발굴에 중추적 역할을 했다.
그는 2014년 그룹 지배 구조 개편 작업인 SK C&C와 주식회사 SK의 합병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다. 이에 최태현 회장의 신임을 한몸에 받으며 같은해 SK그룹 연말 인사에서 SK그룹 내 주력 계열사 최연소 CEO에 오르기도 했다.
박 사장은 올해 첫 공식일정도 오는 4일 미국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 'CES 2017'를 선택하며,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파트너사들과의 M&A를 모색할 것이라는 관측이 높다. 승부사 기질이 강한 박 사장이 케이블TV 인수라는 이종업계간 M&A 도전장을 다시 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변동식 CJ헬로비전 대표도 그룹 내 대표적인 '해결사'로 불리며 조직 살리기에 분주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는 2008년 CJ헬로비전 대표에 올라 2013년까지 5년여간 회사를 이끌며 케이블TV 1위 사업자로 올려놓은 주역이다.
변 대표는 CJ헬로비전 대표 시절 2010년 국내 최초 OTT 서비스 ‘티빙’을 내놓았으며, 2011년 ‘알뜰폰’ 서비스 ‘헬로모바일’을 선보이며 능력을 인정받았다. 최근 케이블 업계의 연이은 실적 부진과 SK텔레콤과의 M&A 불발로 사기가 떨어진 CJ헬로비전에 변 대표가 영입될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오는 대목이다.
실제 변 대표는 지난해 8월 복귀 이후 조직안정화에 주력하는 동시에 공격적인 M&A를 펼치고 있다. 그는 컴백 이후 유료방송 시장 5대 성장전략을 발표하면서 회사의 독자생존 원칙을 밝히는 한편, 전국 40여개 고객센터 대표들과 동반성장을 통한 지역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올해 들어서는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하나방송의 인수 계약을 체결하면서 공격적인 M&A 행보도 보이고 있다. 관련 업계에서도 변 대표가 이번 M&A를 시작으로 올해 추가적인 인수합병의 가능성을 열어놨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두 회사 모두 지난해 M&A 불발에 따른 경영위기가 고조됐다"면서 "그룹 내 신뢰도가 높은 CEO들을 구원투수로 재영입하면서 활발한 M&A가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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