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삼성, 사업보국과 윤리경영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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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1-02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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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태웅 산업부 기자.]


아주경제 류태웅 기자= "설마 장충기 사장(미래전략실 대외담당)까지요? 말도 안됩니다. 그럴 가능성은 없다고 봐요."

지난해 11월께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대한승마협회장 겸임)이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 검찰조사를 받고 난 뒤 삼성 관계자가 한 말이다.

삼성 측은 최순실씨 딸인 정유라 측에 승마 훈련을 지원한 의혹을 받고 있는 박상진 사장의 검찰 수사는 불가피하다고 보면서도 장충기 사장까지 전선이 확대되리라 생각치 않은 듯 하다.

하지만 당시 검찰의 생각은 달랐다. 그때 만난 한 검찰 관계자는 "박상진 사장 뿐 아니라 장충기 사장도 소환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실제 검찰은 얼마 뒤 장충기 사장을 소환해 조사했다.

이제 '삼성-최순실' 수사는 특검으로 넘어왔다. 특검은 삼성의 지원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당시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연금을 움직인 원동력으로 보고 있다. 이를 뒷받침하는 증언들도 확보했다.

이런 가운데 빠르면 이번주 중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수사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삼성이 그동안 최순실 게이트 연루 의혹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며 강하게 부정해 왔지만, 수사 방향은 다르게 흘러가는 모양새다.

창업주인 고(故) 호암 이병철 회장의 경영 철학 가운데 하나는 '사업보국'이다. 기업가로서 시대에 도움이 되는 사업을 추진하고 나라에 이바지하겠다는 의미다. 실제 삼성은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큰 지지대 역할을 해왔다. 과거도, 현재도, 그리고 앞으로도 우리 경제를 이끌어갈 것이다.

그런 점에서 대한민국 헌정사의 가장 큰 위기로 꼽히는 최순실 게이트에 삼성이 연루돼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국민들이 느끼는 실망감은 크다.

유한양행 창업주였던 유일한 회장은 사업보국, 인간존중과 함께 윤리경영을 내세웠다. 때문에 유한양행은 기업 역사상 단 한 차례도 사법처리를 받은 적이 없다. 삼성의 '사업보국' 이념에 보다 투명한 윤리경영이 뒷받침된다면 삼성의 진정성에 국민들은 더욱 크게 공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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