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전달 27일부터 이날까지 7거래일 연속 8457억원어치 주식을 누적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2016년 하반기 이후로 봐도 현재까지 8조1313억원 매수우위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 환율 변동폭이 컸지만, 줄곧 코스피 강세에 베팅하고 있는 것이다. 원·달러환율은 2016년 12월부터 전날까지 한 달 남짓 만에 1169.1원에서 1206.4원으로 37.3원(3.19%) 상승했다.
반면 환율은 이날 하루 만에 20.1원 하락해 1186.3원까지 떨어졌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달러 강세에 대한 우려를 나타낸 데 따른 것이다. 외국인은 롤러코스터를 탄 것 같은 환율에도 이날 역시 유가증권시장에서 841억원어치 주식을 샀다.
이는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 경기가 개선됐고, 국내 수출기업 실적이 나아진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전달 중국 차이신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2013년 3월 이후 최고치인 51.9를 기록했다. PMI는 기업 체감 경기를 보여주는 지표로 50을 넘으면 경기 확장을, 50을 밑돌면 경기 위축을 뜻한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신흥국 경기가 개선세를 보이고 있어 해당국 증시에 자금이 유입되는 상황"이라며 "달러 강세에도 미국 금리가 안정을 찾아가면서,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도 진정되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11월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2.7% 증가했다. 12월도 6.4% 늘어나면서 두 달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박상현 연구원은 "국내 기업 실적 기대감 역시 외국인 매수 요인"이라며 "특히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정보기술(IT) 분야 실적이 양호할 것으로 예상돼, 외국인 자금이 국내 증시에 들어오는 또다른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도 "외국인 매수세는 2016년 말부터 본격화됐고, 연초에도 매수세가 강화되고 있어 지속 여부가 주목된다"고 말했다.
가파르게 진행돼 온 원화 약세도 진정되는 모습이다.
이번에 공개된 12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을 보면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하면서도, 경제 전망이 여전히 불확실하다는 분석이 담겼다. 가파른 긴축 정책으로 달러 강세를 더욱 부추기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얘기다.
전 연구원은 "회의록을 보면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선에서 승리하면서, 경제에 미칠 수 있는 영향에 대한 우려가 많았다"며 "매파적인 의사록을 기대했던 시장에 실망감을 줘 달러화가 약세로 돌아섰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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