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조현미 기자 = 화장품업계가 중국의 무더기 수입 불허에 대한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주요 화장품 업체들은 10일 일제히 중국 수출과 관련한 긴급회의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 질량감독검험검역총국(질검총국)이 지난해 11월 19종에 이르는 한국산 화장품 수입을 허가하지 않은 데 따른 대응 방안 마련을 위해서다.
질검총국이 지난 3일 발표한 '2016년 11월 불합격 화장품 명단'을 보면 수입 허가를 받지 못한 제품 28개 중의 19개가 한국산 화장품이었다. 이에 따라 1만1272㎏에 달하며 해당 제품 모두가 반품 처리됐다.
국내 1위 화장품 업체인 아모레퍼시픽은 "질검총국의 결정을 두고 내부 논의를 하고 있다"며 "조만간 공식 입장을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매출 비중이 전체의 절반을 넘는 잇츠스킨 역시 "이번 사안에 대해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작년 11월 질검총국에서 수입 불허 판정을 받은 애경산업은 까다로워진 허가기준을 맞추는 데 집중하고 있다. 애경 보디워시 제품은 전 성분 중 1개가 기존과 다르다며 수입이 불허됐다.
애경 관계자는 "중국은 현지 판매에 필수적인 위생허가 기준이 매우 까다롭다"며 "이 기준을 파악해 준수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불허받은 제품의 경우 성분 문제를 해소해 수입 허가를 획득했다"고 덧붙였다.
이미 화장품업계는 작년 7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의 한반도 배치가 결정된 후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해 4분기 동안 화장품업종 주가는 일제히 10~30% 하락했다. 올해도 화장품주는 회복 기미 없이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중국 관영매체가 한국이 사드 배치를 예정대로 강행하면 중국인들이 한국 화장품을 사지 않는 등 강력한 보복을 할 것이라고 경고하는 등 현지 분위기가 심상치 않으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관영 '환구시보'는 지난 7일 '한국이 사드 때문에 화를 자초하고 있다'이라는 자극적인 제목의 사평을 싣었다. 이 사평은 "한국이 사드 배치를 결정하고 미국의 글로벌 전략의 앞잡이가 되려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중국인들은 한국이 미국편에 서기로 선택한다면 한국 때문에 국익을 희생하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