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미국 MIT 동문기업의 매출은 약 2조 달러로 이탈리아의 GDP(국내총생산)와 맞먹는 수준이다. 중국 유수 대학 졸업생의 창업률은 7%까지 올라와 연간 400만개의 기업이 만들어지고 있으며, 중국내 혁신단지의 매출은 중국 전체 GDP의 20%까지 성장했다.
지난해 일본정부가 창업하는 청년을 위해 지출한 창업 융자가 전년 대비 21% 증가했으며, 1992년 전후에 태어난 '92세대'의 창업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도쿄대학 내 창업 동아리에도 학생들이 쇄도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의 대학 창업 붐은 이미 자리를 잡았고, 캐나다에서도 대학생들의 창업은 트렌드가 됐다.
이처럼 세계적으로 대학발 창업 열기는 뜨겁게 달아 오르고 있지만, 아직 한국에선 대학발 창업 열기와 실적이 저조해 걸음마 단계다. 전문가들은 그 이유를 대학의 시스템에서 찾고 있으며, 대학의 학사제도, 강의내용에서 학위수여, 공간 활용까지 모두 바꿔야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학은 그동안 다수의 연구 인력과 창업지원체계를 갖췄지만, 아직까지 창업 성과가 기대에 비해 부족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다양한 대학 창업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의 창업 문화는 어느 정도 확산됐지만, 최고의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기술창업’은 여전히 도전하기 어려운 분야로 인식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미래부는 대학 내 기술창업의 촉진을 위해 연구실(Lab)을 중심으로 아이디어를 도출하고, 연구개발(R&D), 실전 창업교육의 유기적인 연계의 필요성을 절감, 연구실을 창업 공간으로 활용하기 위한 시도에 들어갔다. 교육중심, 연구중심의 대학을 넘어 창업중심대학으로 전환해 대학이 미래 가치를 창출하는 주체로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이를 위해 올해 하반기에 2~3개 시범 대학을 선정해 대학발 기술창업 확산을 본격화한다.
특히 연구와 창업을 병행할 수 있는 학사제도와 창업 인재 특기자 전형을 도입하는 등 대학발 창업을 활성화 시키기 위한 새로운 대학 모델도 키워나간다는 방침이다. 공공기술을 기반으로 한 '질 높은 창업' 활성화를 위해 연구소기업, 대학, 출연연 기술지주회사, 과기특성화대 등 다양한 기술창업 주체도 확대한다.
최양희 미래부 장관은 지난 24일 고려대학교 창업공간 파이빌을 찾아 “창업 인재를 키우는 것은 이제 대학의 몫이고, 교수와 학교는 적절한 투자를 하는 것이 중요한 임무”라면서 “대학이 창업의 산실이 되고 대학이 새로운 모습으로 태어나 스타트업으로 글로벌 지양하는 기업이 대학에서 많이 나올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대학의 참모습”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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