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자이언티, 음악 앞에선 언제나 설레이게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17-02-03 00:0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사진=YG엔터테인먼트 제공]


아주경제 김아름 기자 = 자이언티는 결코 평범하지 않은 목소리로 많은 리스너들의 마음을 자극하며, 오로지 음악 하나만으로 인정받는 대세 뮤지션이다. 음악 만드는 일을 게을리 하지 않고, 묵묵히 자신만의 커리어를 써내려가고 있는 그가 새 앨범 ‘OO’를 발표하며 팬들 곁으로 돌아왔다. 타이틀곡 '노래'는 이번에도 음원 차트를 석권하며 그의 이름값을 증명해냈다.

지난 1일 새 앨범 발표 날, 서울 마포구 상수동의 ‘더 블랙 레이블’ 사무실 내에서 만난 자이언티는 상징과도 같은 안경을 벗고 세상 순수한 민낯으로 기자들 앞에서 "이렇게 안경 벗은 모습을 처음이시죠"라고 말을 건네며 수줍게 웃었다. 그는 좋은 음원 성적에 대한 고마움과 더불어 새 앨범 발매 소감을 건네며 인사했다.

“오랜만에 앨범이에요. ‘도깨비’ OST부터 다른 음원 강자들과 같은 날 음원이 나와서 긴장을 많이 했는데 좋은 반응이 있어서 정말 기뻐요. (웃음) 타이틀곡 한 곡만 들어주셔도 좋지만, 욕심이 생긴다면 다른 수록곡 들도 잘 들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성적을 벗어나 같이 느껴주셨으면 해요. 이번 앨범은 굉장히 사소하고 작은 것부터 큰 감정들까지 담고 있는 앨범이에요. 사소한 것을 굉장히 자주 사용하는 단어들을 입혀서 전달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앨범에 하고 싶은 이야기를 쓰라고 하면 ‘최근의 생각들을 담았다’가 다예요. 지금을 살고 있는 제 자신을 담아서 의미있는 앨범인 것 같습니다.”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는 여유가 묻어났다. “음원깡패라는 소리를 들으면 어떠냐”는 질문에도 “‘깡패’라는 말이 일단 무서워요. 저는 과격한 사람이 아니에요”라고 해맑게 웃은 뒤 “음원이 잘 돼서 음원 강자라고 해주시는데 칭찬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게 부담감으로 작용하지 않고 좋은 창작의 소스가 됐으면 좋겠어요”라며 다시 여유로움을 내비쳤다.

자이언티의 음악은 어렵지 않다. 늘 재치 있으며 공감가는 가사는 그를 믿고 듣는 뮤지션으로 거듭나게 만들었다. 이는 자이언티의 음악 작업 스타일에서도 엿볼 수 있다.

“음악을 만들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완성도라고 생각해요. 좋은 아이디어도 중요하고 좋은 컨디션도 중요하고 장비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자신이 가진 것 안에서 완성도 있게 곡을 끝내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늘 음악을 완성도 있게 만들려고 노력합니다. 언젠가는 제 자식들도 듣는 거니까요. 이번 앨범 작업은 스스로 떳떳하다고 생각합니다.(웃음)”
 

[사진=YG엔터테인먼트 제공]


완성도 높은 앨범을 위해 노력했던 지난 시간들에 대한 떳떳함이랄까. 자이언티만이 가질 수 있는 음악적 자신감이다.

자이언티는 지난 2014년 발표한 ‘양화대교’가 지난 2015년 MBC ‘무한도전’ 출연 이후 역주행하는 기염을 토하며 수면 위로 올라왔다. 그간 언더그라운드 가수라는 이미지가 컸던 그는 ‘양화대교’로 대중가수가 됐다. 그래서 사실 자이언티를 떠올릴 때면 자연스럽게 ‘양화대교’를 생각할 수밖에 없다.

“제 인생곡이라고 할 만큼 소중한 곡이에요. 하지만 또 한 편으로는 양화대교라는 이미지 안에 저를 가둬서 보시는 분들이 계시더라고요. 저는 다양한 표현을 하고 싶고 다양한 음악을 만들고 싶은데, 제가 펼치는 다른 활동들은 신경 안 쓰시고 ‘그때(양화대교)가 좋았다고 하는 분들이 계시더라고요. 사람이 항상 같진 않듯이 늘 달라지고 다양하게 변해가는 모습이 있는데 그런 점을 좀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양화대교’로 사랑을 받아 지금의 자리에 올랐지만, 때론 자신의 음악적 표현에 제약이 있을 때가 있다며 남모를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다.

“대중가수가 돼서 너무 행복하고 좋아요. 하지만 사람들이 각자 자기가 행복을 느끼는 부분이 다양하듯 저는 창작할 때 가장 행복함을 느껴요. 다양한 이야기를 하고 싶은데 호불호가 갈리는 대중가수가 되고, 혹여 공인이라는 칭호에 묶여서 표현하지 못하는 것들이 생길 때는 좀 아쉬울 때가 있습니다. 좀 더 다양한 표현을 하고 싶어요. 저는 지금 앨범을 발표하면서 제 커리어를 이어가고 있지만, 언젠가는 음악 활동 이외에도 다른 창구를 통해 표현의 창구를 넓히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자이언티의 이번 앨범이 남다른 또 다른 이유는, 전 소속사인 아메바컬쳐에서 YG엔터테인먼트 프로듀서 테디가 설립한 더 블랙 레이블로 이적한 뒤 처음으로 낸 앨범이기 때문이다. 혹자들은 자이언티의 소속사 이적에 환경이 변하면서 음악적 색깔 등이 달라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보내기도 했지만, 우려는 기우에 불과하다는 걸 보여줬다. 그는 “음악적인 환경이 달라진 건 전혀 없어요. 예전부터 함께 음악 작업하던 분들과 계속 함께 하고 있기 때문이죠”라며 힘주어 말했다.
 

[사진=YG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러면서도 그간 다수의 남자 아티스트와의 협업을 주로 이뤄왔던 그는 여성 아티스트와의 협업에 대한 바람을 드러내며 같은 소속사 걸그룹인 블랙핑크와의 협업의 마음을 표현하기도 했다.

“실력있는 여성 아티스트 분들이 많이 나오면 좋을 것 같아요.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블랙핑크가 정말 실력있는 것 같아요. 너무 잘하더라고요. 블랙핑크와는 함께 작업해보고 싶어요. 피처링이나 협업을 하게 된다면 굳이 제 목소리를 같이 올리지 않더라도 곡 작업으로라도 같이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요. 블랙핑크가 많이 기대됩니다. (웃음)”

자이언티는 인터뷰 도중에도 마치 입버릇처럼 ‘완성도 높은 음악’ ‘떳떳한 노래’를 자주 언급했다. 그는 자신이 버리지 않고 싶은 음악관으로 저 두 가지를 꼽았다.

“제 노래를 발표할 수 있는 기준이 ‘완성도’와 ‘떳떳함’이에요. 저는 스토리텔링이 담긴 가사 자체에 매력을 느끼거든요. 지금까지는 한 장면에 대한 스토리나 그런 곡들을 짤막한 장면으로 담아냈다면 이젠 스토리텔링을 해보고 싶어요. 물론, 공감대가 하나도 없는데도 불구하고 좋고, 즐길 수 있는 음악이 나온다면 얼마나 즐거울까 생각해요. 늘 그런 고민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완성도와 떳떳함 모두 자이언티에게는 노력의 결과였다. 어느 날은 한계에 부딪힐 때도 있지만, 그 한계 안에서도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많은 대중들이 자이언티의 음악을 믿고 듣는다.

“앨범 하나를 준비하는 건 선물을 준비하는 기분이에요. 정말 좋아하는 사람에게 정말 소중한 선물을 준비해서 전달하는 느낌이라서 정말 정성스럽게 편지를 쓰는 느낌이랄까요. 편지를 쓰다가 잘 못 쓰는 부분이 있으면 다시 쓸 수 있듯이 몇 번이고 다시 할 수 있는 편지 한 장을 쓰는 기분이에요. 그게 음악이 사랑받을 수 있는 비결이 아닐까 싶어요.”

자이언티의 이 같은 성공 뒤에는 빛을 발하지 못했던 지난 시간의 인내가 있었기에 가능했을 터다. 누군가는 외로이 음악을 하던 그 시절을 어려운 시간이라고 동정어린 시선을 보내기도 했을테지만, 그는 그 시간마저도 특유의 긍정으로 이겨냈다.

모두 자이언티가 가장 사랑하고 떳떳하게 내놓을 수 있었던 산고의 노력으로 탄생된 음악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쉽지 않았을 뮤지션을 길을 묵묵히 걸어오며 이젠 그 누구와 견주어도 결코 지지 않을 수 있는 힘이 생긴 음원강자 자이언티다.

“제가 알려지지 않은 시기는 어려운 시기가 아닌, 한치 앞도 알 수 없었던 시기였고 제가 하고 있는 음악으로 물질이나 가치를 생산해낼 수 있을 거란 생각을 전혀 하지 않았어요. 오히려 그땐 뭘 해도 행복했었던 것 같습니다. 그것들이 보상을 받게 되고 너무 신나는 상황이 됐지만요. 지금도 계속 신나 있어요. 물론, 부담감이나 무게감도 느끼고 있지만 일단 계속 신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제 음악이 어디에도 들려진다는 생각을 하면 신나기만 합니다. 그게 제가 지켜나가야 할 것이라 생각해요. 계속 설레어야 하는 것 같아요. (웃음)”
 

[사진=YG엔터테인먼트 제공]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