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성준 기자 = 장기불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유독 홈쇼핑과 창고형 매장의 약진이 눈에 띈다. 사람들의 소비패턴이 양극화되면서 가성비가 뛰어난 일부 채널이 호황을 맞은 때문으로 분석된다. 대량으로 물건을 취급하는 홈쇼핑과 창고형 매장은 여타의 유통채널 중에서도 가격 경쟁력이 뛰어나다는 평이다.
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홈쇼핑업계 전반의 실적이 양호하게 나타났다. 2016년 GS홈쇼핑의 취급액은 전년동기 대비 4.5% 늘어난 3조6696억원을 기록해 역대 최고치에 도달했다. 현대홈쇼핑은 3조4980억원으로 9.9%, CJ오쇼핑은 3조1610억원으로 3.5% 모두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해 매출액을 살펴보면 CJ오쇼핑(1조959억원), GS홈쇼핑(1조652억원), 현대홈쇼핑(9613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CJ오쇼핑과 GS홈쇼핑은 각각 전년대비 –2.1%, -2.4%로 소폭 감소했지만 현대홈쇼핑은 7.9% 증가했다. 연매출의 감소에는 지난해 기록에 가까운 폭염과 어수선한 정국 등 외부적 요인이 다소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다만 기업의 실질적인 수익을 나타내는 영업이익률은 무섭게 성장했다. GS홈쇼핑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286억원으로 전년대비 14.4% 증가했으며, 당기순이익은 1035억원으로 28.1% 늘었다. CJ오쇼핑도 전년대비 영업이익이 27% 증가한 1449억원을 기록했으며 현대홈쇼핑은 영업이익 1323억원으로 전년대비 19.5% 성장했다.
이 같이 홈쇼핑업계가 약진을 거듭한 데는 가격경쟁력과 더불어 모바일채널의 성장이 견인역할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GS홈쇼핑은 모바일 쇼핑이 1조3153억원으로 24.6%의 신장률을 나타내며 전체 취급액 성장을 이끌었다. CJ오쇼핑 역시 고객들이 TV, 온라인, 모바일 등 다양한 채널을 경험하게 하는 멀티채널 확대 전략을 통해 110만 명 이상의 멀티채널 고객을 확보했다.
온라인에서 홈쇼핑업계가 활약했다면, 오프라인에서는 창고형 매장이 인기다. 창고형 매장 역시 대규모로 물건을 취급하는 운영방식 때문에 상품의 가격경쟁력이 높은 편이다. 이 때문에 오프라인 매장 대부분이 불황에 시달리는 상황에서도 창고형 매장만 확장을 거듭하고 있다.
이마트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할인점의 경우 지난해 영업이익은 6332억원을 기록, 2015년 대비 0.6% 증가에 그쳤다. 반면 트레이더스는 지난해 35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전년대비 91.6%의 성장률을 보였다. 트레이더스의 매출 역시 2015년 6625억원에서 지난해 8386억원으로 26.6% 성장했다.
얼어붙은 대형마트 신규출점에도 트레이더스만 유독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스타필드 하남점을 오픈한 트레이더스는 올해에도 △스타필드 고양점 △군포점 △김포점 등 3곳의 추가오픈을 계획 중이다. 이마트의 추가출점 계획은 없는 상태다.
이마트 관계자는 "대량으로 물건을 취급하는 창고형 매장은 뛰어난 가성비를 선보일 수 있다"며 “장기불황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소비자들이 가치소비를 위해 창고형 매장을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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