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차 촛불집회 단상..비 오는 날, 촛불이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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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3-01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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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 광장에 흐르는 촛불은 아름답다.

아름다움은 자신을 버린다. 휴일을 반납하고 춥고 비오는 광장에서 자리를 지켜낸다. 

그 시간은  자신을 버린만큼 그동안 품었던 희망과 기대가 영글기를, 실현되기를 바라고 또 바란다.

추운 겨울도 이 광장을 지켰다. 그 무엇으로도 막을 수 없는 굳건함으로. 

이제 끝이 보이는가. 

일상의 소소한 재미를 찾는 대신, 큰 흐름을 만드는데 일조하고 싶어, 새로운 역사가 쓰여지는 광장을 찾았다. 

18주 동안 지속된 발걸음엔 지친 기색이 역력하지만, 여기서 멈출수는 없다. 

빗물이 바지를 적시고, 휴대폰을 든 손으로도 기어오른다. 손이 얼고, 무대 위의 장면을 자주 놓친다.

그래도 쓰기를 멈추지 않는다. 나쁜 기억력을 탓하기보다는 동시간대에 함께했으면 하는 모습을 그리고 쓴다. 

서울 광화문광장을 가득 메운 촛불은 아름답고 슬퍼다. 아직 끝나지 않은 싸움이 비루해보이지만, 여기서 멈출 수는 없다. 

기어코 싸움을 접지 않고 바둥거리며 역사를 거스르는 함성이 오늘은, 바로 곁에 섰다. 

경찰차가 만든 벽 너머에서 들리는 역사의 시계를 거꾸로 돌리려는 목소리가 안쓰럽다. 그들의 세계에선 물이 아래로 흐르지 않는 것일까?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것이 순리다. 순리에 거스르는 시대착오가 시대를 같이 한다. 

다시, 어둠속에 흐르는 촛불의 아름다움을 본다. 발걸음에 빗물이 튀고, 피로도 채인다. 꿋꿋하게 광화문 거리 넓은 공간을 좁혀 들어간다.

그렇게 98년 전의  3.1혁명이 오늘, 되살아 숨쉰다. 

촛불은 정의이며, 민주주의이며, 결국 승리할 것이라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외침이 새로 세워질 광화문광장의 비석에 새겨질 날이 올 것이다.

[사진= 박원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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