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문제로 한·중 간 갈등이 심화되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대 중국 스마트폰 사업 행보도 엇갈리고 있어 눈길을 끈다.
삼성전자는 향후 2년 내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을 회복하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는 반면, LG전자는 일보후퇴를 택한 모습이다.
◆삼성 中 시장 영광 되찾는다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은 지난 2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지역별 비중을 보면 미국이 가장 크고 유럽이 그 다음"이라며 "3년 전까지만 해도 중국이 미국 다음이었는데 현재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실제 중국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최근 급격히 하락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5% 수준으로 7위까지 밀렸다. 2013년 중국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했던 것을 감안하면 뼈아픈 결과다.
중국 시장은 화웨이, 오포, 비보 등 자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정부의 지지를 발판으로 7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 발화 사고 후 중국 소비자들을 차별해 리콜 대상에서 제외했다는 여론이 확산되면서 반감이 커진 것도 점유율을 깎아먹었다.
그러나 중국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30%를 차지하는 만큼, 고 사장은 중국 시장에서 다시 뛰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그는 "최근 중국 내 새 책임자를 파견했다"며 "앞으로 2년간 새로운 각오와 마음으로 시장점유율을 반드시 회복하겠다"고 자신했다.
일단 갤럭시S8이라는 이름 자체가 마케팅에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8’은 중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숫자다. '대박을 치다'는 뜻인 '파차이(發財)'의 '파(發)'자와 음이 비슷해 재복과 행운의 상징으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갤럭시S8은 블랙·실버·그레이 등 총 3가지 색상이 전 세계 공통적으로 출시되고, 중국을 비롯해 각 국가별로 다른 색상의 모델이 판매된다.
삼성전자는 색상 외에도 고용량을 선호하는 중국 소비자들을 고려해 6기가바이트(GB)램짜리 갤럭시S8 출시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섬성전자는 중국 시장을 위한 특화 스마트폰 개발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전자가 중국 지역 점유율 방어를 위해 연구·개발(R&D) 센터와 디자인 센터가 협업해 내놓은 ‘갤럭시C’ 시리즈가 대표적이다.
◆LG G6, 中 출시 대신 북미 공략
LG전자는 중국에서 신제품 출시를 잠정 중단할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 LG전자의 전략폰인 G6를 중국에 출시하지 않기로 가닥을 잡았다.
LG전자의 경우 지난해 'G5'를 출시하면서 중국 법인장이 직접 배송해주는 이벤트까지 벌인 바 있다. 그러나 지난해 0.8%를 겨우 넘는 점유율을 기록했다.
대신 LG전자는 북미 시장 출격을 준비하고 있다. G6는 다음 달 7일 북미 시장에 정식 출시한 뒤 곧바로 유럽, 중·남미 지역에도 판매된다.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의 흑자 전환이 절실한 상황에서 '선택과 집중'을 꾀한 것이다.
세계 최대 프리미엄폰 시장인 북미는 LG전자가 삼성전자, 애플에 이어 점유율 3위로 유독 강세를 보이는 곳이기도 하다.
LG전자 관계자는 "중국 내 G6 출시는 신중하게 검토 중에 있다"면서도 "중국 시장보다는 수익성이 나는 북미 등을 우선적으로 공략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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